
“윤석열! 대통령!” “부정선거 퇴출하라”
3일 오후 2시 국회 본관 앞 계단. 국민의힘이 연 ‘사법독립 헌정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 국민대장정 규탄대회’ 현장은 ‘윤 어게인’ 구호로 뒤덮였다. 지난달 26∼28일 사흘 동안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사법 3법’(법왜곡죄 신설·재판소원 도입·대법관 증원)을 비판하려고 열린 집회에는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포함해 107명의 의원 가운데 8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이들 사이로 붉은 ‘마가(MAGA)’ 모자를 쓴 지지자들이 뒤섞였다.
마이크를 잡은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정권은 기어이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가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독재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의 종말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경고한다. 장기 독재의 꿈을 버리고 ‘사법 파괴 3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유우파 동지와 애국시민의 지지를 호소하는 대목에서는 울컥하기도 했다. 집회에는 친한계인 박정하, 한지아, 우재준 의원 등도 참여했다.
국회 집회를 마친 이들은 서강대교를 건넜다. 신촌과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당 지도부는 집회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서 참석자들에게 걷는 동안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윤어게인” 구호는 커졌다. 의원들과 섞인 지지자들은 성조기를 흔들고 ‘이재명 재판 속개’ 팻말을 들었다. 었다. 행진 대열은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도보 행진을 마칠 즈음 국민의힘 의원은 30명이 줄어 50명 가량 남았다. 이들은 청와대 분수 광장 앞에서 집회를 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없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싱가포르, 필리핀 순방 중이다.
당 내에서는 도보 행진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왔다. 한 수도권 의원은 “거대 여당에 맞설 방법이 없는 건 맞지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도보 행진이 국민 관심을 끌어내는 데 최선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비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파괴 운운하는 장외투쟁은 ‘윤어게인’을 향한 비겁한 꼬리 흔들기”라며 “국민의힘은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내란과 폭거에 맞서 단 한 번이라도 광장에 나와본 적이 있느냐”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부정선거론자들이 부정선거 카르텔의 일원인 법원을 지킨다는 거냐. 머리와 몸이 따로 노는 희언은 그만하라”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