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가장 답답한 부분은 직원의 실수로 다른 사람의 예금이 해지됐다는 점입니다. 가족이라고 해도 어머니와 아들은 엄연히 다른 계좌 명의자잖아요. 계좌를 해지하고 돈을 지급하는 업무라면 누구의 돈인지 정확하게 확인하는 게 기본일 텐데, 어떻게 아들의 예금 5000만원이 어머니의 요청만으로 해지될 수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도 은행이 아들 명의 예금을 어머니에게 지급한 것은 계좌 명의자인 아들에게 반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은행은 아들에게 원금 5000만원과 약정 만기까지의 이자 상당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은행이 돈을 잘못 지급했다고 해서 계좌 명의자의 권리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죠.
보이스피싱은 사기범의 교묘한 수법 때문에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은행은 고객이 사기에 노출됐을 가능성까지 고려해 거래를 신중하게 확인해야 하고, 직원의 실수로 피해가 더 커졌다면 금융기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