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번을 넘게 쳐다봐도 진짜 금메달을 딴 게 맞는지 믿기지 않아요.”
한국 수영 단거리 샛별 김영범이 남자 자유형 50m에서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작성하며 개인전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의 대회 다섯번째이자, 수영 첫 금메달이다.
김영범은 21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경영 남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21초66으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는 자신이 이번 대회 예선에서 세운 기록(21초71)을 0.05초 앞당긴 기록이다.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 50m 자유형 금메달리스트 지유찬은 21초94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땄다.

예상 밖의 결과여서일까. 숨 가쁜 레이스를 마친 김영범은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인터뷰에 나섰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좀처럼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감격한 듯 웃음과 탄식을 오가며, 이 순간이 실감 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후 그는 “대회 목표는 100m 금메달이었다. 50m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두배로 더 짜릿하다”며 “넓은 수영장에서 나 한명을 축하해주기 위해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순간에는 정말 꿈을 꾸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김영범은 전날(20일) 자유형 100m 은메달에 이어 이날 50m 금메달까지 따며,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의 기대감도 높였다. 100m에서는 세계 기록 보유자 판잔러(중국)에 단 0.04초 뒤진 2위였다.
김영범은 195㎝의 큰 키에 두 팔을 벌린 길이(윙스팬)가 216㎝에 이르는 최장신 스프린터다. 압도적인 스트로크와 힘이 넘치는 스타트로 상대를 제압한다. 원래 주종목은 접영이다. 지난해 전국체전 전까지 접영 100m 한국기록(51초65)을 보유했다. 현재 한국기록은 양재훈의 51초29다. 항저우 대회 때는 혼계영 400m 결선에서 접영 영자로 나서 은메달을 땄다.
고교 2학년이던 2023년 자유형 100m에서 처음 49초대에 진입하며 단거리 전문 선수의 길로 들어섰고, 최근 급성장했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황선우가 보유하던 자유형 100m 한국기록(47초56)을 4년 만에 47초39로 갈아치웠다. 올해 갑작스러운 허리디스크로 선수 생활 중 가장 큰 고비를 맞았지만, 그동안의 훈련을 돌아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마침내 금빛 물살을 가르며 차세대 단거리 ‘에이스’로 우뚝 섰다. “금메달을 베개 속에 쏙 넣고 끌어안은 채로 잘 것 같다”는 김영범은 22일 남자 혼계영 400m에서 접영 영자로 대회 세번째 메달에 도전한다.

대회 2연패를 노리던 남자 계영 800m에서는 동메달이 나왔다. 김준우-김우민-이호준-황선우는 7분06초76의 기록으로 7분00초17의 아시아 기록을 세운 중국, 일본(7분01초05)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남녀 배영 50m에서는 윤지환(24초54) 과 김승원(27초72) 이 각각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