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수대 출신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 위원장 BBC 인터뷰
"전쟁 후 억지수단…새 체계 세부논의 가능하지만 통제가 기본"

(AP=연합뉴스) 2026년 4월 18일 호르무즈 해협에 떠 있는 유조선들과 화물선들. (AP Photo) 2026.4.20.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호르무즈해협의 통제권을 이란이 양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이란의 유력 국회의원이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밝혔다.
19일(현지시간) BBC 웹사이트에 실린 인터뷰에서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 위원장은 호르무즈 통행권이 "우리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라며 "이란이 선박의 해협 통과 허가를 포함한 통행권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지휘관 출신인 아지지 위원장은 이런 내용이 이란 법률로 뒷받침될 것이라며 "환경, 해상안전, 국가안보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헌법 제110조에 기반한 법안이 의회에 제출됐으며, 군이 법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지지 위원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적에 맞서기 위한 우리의 자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등의 해상 교통을 통제하는 능력을 협상 카드로 간주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미국을 겨냥한 장기적 억지 수단으로도 보고 있다.
테헤란대 소속 연구자인 모함마드 에슬라미는 "전쟁 후 이란의 최우선 순위는 억제력을 회복하는 것이며,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주요 전략적 레버리지 중 하나"라며 "테헤란(이란 정부)은 다른 국가들이 이란의 새로운 해협 체계에서 어떻게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논의할 용의가 있지만, 통제권은 기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란의 입장은 주변 페르시아만 국가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케슘 섬 [이란] AP=연합뉴스) 2026년 4월 18일 케슘 섬 해안 근처의 호르무즈 해협에 떠 있는 유조선. (AP Photo/Asghar Besharati) 2026.4.20.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외교고문인 안와르 가르가시 박사는 최근 BBC 인터뷰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적대적 해적 행위"라고 규정하고 이란이 이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세계의 다른 전략적 수로에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가르가시의 발언에 대해 아지지 위원장은 중동의 친미 국가들 곳곳에 있는 미국의 군사 기지와 인프라를 언급하면서 "그들이야말로 우리 지역을 미국인들에게 팔아넘긴 해적들"이라고 응수했다.
아지지는 미국이 "세계 최대의 해적"이라며 "우리는 지역 안보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항상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이란 고위층 내부에서 의견 불일치의 조짐이 있다는 관측을 일축하면서 "국가 안보에 있어서는 온건파 접근이라거나 강경파 접근이라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아지지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비난하면서 개방을 이란 측에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진실을 왜곡하는 사람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미국의 협박에 맞서 우리의 권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많은 이란 고위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아지지 위원장은 소셜 미디어 X에 트럼프를 조롱하는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현재 거의 모든 이란인들에게는 인터넷 이용이 철저히 차단돼 있다.
아지지 위원장은 차단이 언제 해제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다만 "적들이 악용할 수 없을 때, 안전과 보안이 확보되면" 해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BC 기자가 최근 이란 당국의 시위 참가자 대거 체포와 올해 1월 시위 당시 구금된 시위 참가자들 수십명에 대한 사형선고에 대해 묻자, 아지지는 소요 사태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 개입했다는 정부 주장을 고수했다.
그는 "전쟁 도중에는 휴전 중이라고 할지라도 규칙이 있다"고 말했다.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