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나타났는데도 놓쳐…신출귀몰 늑구에 애 먹는 수색 당국

닷새동안 포착 못 하다 시민 신고로 발견…마취총 쐈지만 빗나가

엿새 만 발견된 '늑구' 다시 포위망 밖으로…"마취총 빗나가"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지난 8일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를 쫓기 위해 대규모 행정·경찰·소방력에 군 병력까지 일주일째 투입되고 있지만 눈앞에 나타난 늑구를 놓치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14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아침까지 늑구와 수색팀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으나, 늑구가 포위망을 벗어나면서 다시 자취를 감췄다.

"늑구를 봤다"는 신고는 전날 밤 오후 9시 10분 이후부터 집중됐다.

늑구는 오월드 인근 무수동·구완동 인근 주민들에게 잇달아 목격됐는데, 이날 오전 0시 6분께 수색당국이 '늑구가 맞다'는 것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면서 오전 1시께부터 본격적인 포획 작전이 펼쳐졌다.

인간 띠를 구성해 늑구를 한 곳으로 몰아 마취총을 쏘겠다는 계획이었다.

오전 5시 51분께 수색팀과 늑구가 대치하는 긴박한 상황까지 벌어졌으나 약 44분 만에 늑구는 유유히 포획망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마취총을 한차례 쐈지만 빗나갔고, 이후 늑구가 빠르게 움직여 추가로 마취총을 쏘지 못했다.

이후 군 드론 6대가 동원돼 늑구의 뒤를 쫓았지만, 자취를 감췄다.

수색당국이 늑구를 놓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늑대 수색 1주일째…'늑구야 어딨니'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지난 8일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 수색이 1주일째 이어지는 14일 오전 경찰이 늑구가 발견된 대전 중구 무수동 야산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6.4.14 coolee@yna.co.kr

이날에 앞서 늑구가 수색팀에 마지막으로 포착된 것은 오월드에서 탈출한 다음 날인 지난 9일 오전 1시 30분께다.

열화상카메라에 늑구로 추정되는 개체가 잡혔으나 드론 배터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늑구를 놓치고 말았다.

이번에도 시민들의 신고가 있기 전까지는 늑구가 어디 있었는지 수색당국이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색 방식을 두고 몇차례 변화도 있었다.

늑구가 오월드에서 탈출한 당일에는 경찰과 소방 등 대규모 인력이 투입됐으나 이후 전문가 회의 결과 오히려 늑구를 자극할 수 있다며 최소인원을 투입하기로 전략을 바꿨다.

대신 늑구의 귀소본능을 믿고 일대를 드론으로 수색하는 전략을 써 왔다.

이튿날에는 오월드에서 늑구와 함께 사는 늑대들의 하울링 소리를 녹음해 크게 방송했다가 오히려 방해된다고 판단해 하루 만에 중단하기도 했다.

제보 사진에 대한 검증도 부족했다.

늑구가 사라진 지난 8일 오후께 늑구가 인근 초등학교 앞 왕복 6차로를 거니는 사진이 온라인상에 올라왔다.

이 사진이 별도의 검증 없이 수색팀과 언론에 전달되면서 오월드에 있던 현장상황실을 급하게 초등학교로 옮기며 하교하는 학생 안전 지도에 나서는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해당 학교가 휴업까지 했지만, 이 사진은 AI로 꾸민 허위 사진으로 판명됐다.

다만 이에 대해 시는 시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급박한 상황이라 사진 진위를 검증할 여력이 없었고, 먼저 시민에게 알려 조처를 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늑대 발견 장소에 드론 투입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지난 8일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 수색이 1주일째 이어지는 14일 오전 육군 제32보병사단 관계자가 늑구가 발견된 대전 중구 무수동 야산에서 드론 수색을 하고 있다. 2026.4.14 coolee@yna.co.kr

늑구는 현재까지 오월드 인근 야산 주변을 떠돌며, 번화가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충남에서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는 사람이 시와 협의 없이 언론 브리핑에 나타나 "암컷 늑대로 늑구를 유인하겠다"며 늑대 한 마리를 데려왔는데, 알고 보니 수컷으로 밝혀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엿새 만에 발견된 늑구 상태도 예상과는 달랐다.

사냥 능력이 없는 늑구가 수일째 먹이를 먹지 못해 지쳐있을 것으로 예측됐으나, 이날 오전 수색팀 앞에 나타난 늑구는 매우 빠르고 기민한 움직임을 보였다.

늑구는 2∼4m 옹벽을 뛰어넘으며 수색팀을 따돌렸다.

지난 9∼10일 비가 충분히 내려 식수가 충분히 확보됐고, 늑구가 죽은 동물 사체를 먹었을 것으로 수색당국은 추정했다.

포획 실패와 관련해 수색당국은 '생포'를 전제로 하는 포획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마취총의 사거리가 20∼30m밖에 되지 않고, 여전히 기력이 왕성하다 보니 눈으로 확인한 순간 상당히 시야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생포하겠다는 관점에서는 기존에 해왔던 방식 외에는 다른 방법이 많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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