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12시간 남기고 SNS… "놀라운 일 일어날수도" 타결 여지도 남겨
美국방 "최대 규모 공습" 예고 뒤 미군, 하르그섬 군시설에 50회 이상 공습
미·이란, 휴전·호르무즈 개방에 합의할까…이란전 확전 중대기로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 시한 당일인 7일(현지시간) "오늘 밤 한 문명(civilization) 전체가 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협상 시한을 약 12시간 앞둔 오전 8시 6분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 같은 글을 올린 뒤 "그런 일이 일어나길 바라지 않지만, 아마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중인 이란과의 협상 시한을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로 제시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을 포함한 합의가 불발될 경우 이란의 발전소 인프라와 교량 등을 모두 파괴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제 완전하고 전면적인 정권 교체가 이뤄지고 (이전과) 다른 더 똑똑하고 덜 급진적인 사람들이 주도하고 있어 어쩌면 혁명적으로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으로 기존 이란 수뇌부가 제거된 상황을 "정권교체"로 규정해왔으며, 이 발언 역시 새로운 협상 주체 등장에 따른 협상 타결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밤 세계의 길고 복잡한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를 알게 될 것"이라며 "47년간 이어져 온 착취와 부패, 죽음이 마침내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위대한 국민들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날 미군의 군사 압박도 한층 강화됐다.
전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이날 최대 규모의 공습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실제 공격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미군은 이날 새벽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 터미널인 하르그섬의 군 시설을 타격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군이 하르그섬의 군사 목표물을 대상으로 50차례 이상 공습을 가했다고 미 당국자 2명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원유 수출 물량의 90%가 거쳐가는 하르그섬은 이란 경제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섬을 이란의 '왕관보석'(crown jewel·가장 귀중한 자산을 의미)으로 칭한 바 있으며, 앞서 미군이 지난달 13일 대대적인 폭격을 통해 이 섬 안의 군사시설들을 타격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시한'을 바로 앞두고 미군이 하르그섬을 타격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요구를 이란이 끝내 수용하지 않을 경우 파괴적인 결과가 뒤따를 것임을 경고한 압박성 군사행동으로 읽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이란에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교량과 발전소 등 인프라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23일 닷새 유예, 26일에는 열흘 유예에 이어 이달 5일엔 하루 추가 연기하는 등 세 차례에 걸쳐 공격 시점을 늦춰왔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 등 중재국이 제시한 '45일 휴전 및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방안을 토대로 막판 협상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이 같은 중재안을 바탕으로 일정 수준의 합의에 도달할 경우,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공격에 따른 확전은 일단 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이 영구적 종전과 해협에 대한 주권 문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협상 타결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협상이 결렬돼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이란의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과 교량 등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 걸프 지역 친미 국가들과 역내 미군 기지를 겨냥한 이란의 반격과 함께, 중동 정세는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협상 진전 상황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시한을 추가로 연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yu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