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기술? 고점 먹튀? 사흘 만에 주가 반토막 ‘삼천당제약’의 실체는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6일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때 1주당 120만원 가까이 치솟으며 코스닥 시장의 ‘황제주’로 등극했던 삼천당제약이 사흘 만에 절반 가까이 폭락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홍보하며 시세조종을 했다는 의혹 등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최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삼천당제약은 6일 관련 의혹을 해소하겠다며 기자회견에 나섰지만, 회견이 끝나고 난 뒤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날 한국거래소 수치를 보면, 삼천당제약은 전 거래일 대비 3만원 떨어진 61만80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엔 전인석 대표가 지분매각(블록딜)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시한 영향을 받아 69만원을 넘기기도 했으나, 회견이 시작한 직후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끝내 주가 회복에 실패했다.

삼천당제약을 둘러싼 의혹은 크게 ‘회사가 보유한 주력 기술의 실체가 있는지’ 여부로 정리된다. 주사형 단백질 약물을 먹는 형태로 바꾸는 기술인 에스패스(S-PASS)와 경구용 인슐린, 경구용 비만치료제 등의 상용화 가능성이 각종 계약·서류로 입증됐는지와 관련해 “실체가 없다”는 등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한 블로거가 주가조작·시세조종 의혹까지 제기하며 사태는 더욱 퍼졌다. 특히 전 대표가 주가 폭등 이전 2500억원 규모의 지분매각(블록딜)을 추진했다는 점을 들어 일부러 주가를 부양시켰단 논란이 제기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1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고, 다음 날에는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했다.

서둘러 회견을 열어 진화에 나선 전 대표는 회사가 보유한 기술과 관련해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에 제출한 자료 등을 제시하며 “루머는 비겁하게 익명 뒤에 숨어 배포되지만, 삼천당제약의 기술은 세계 공인기관의 철저한 검증을 거친 서류 위에 엄연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공시를 통해 밝힌 지분매각 철회 방침에 대해선 “(블록딜은) 대주주로서 성실한 납세 의무를 이행하려 했던 순수한 의도였다며 “‘고점 먹튀’라는 악의적인 프레임에 갇혀 기업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막고자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회견 이후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선 “(에스패스의 경우) FDA의 확답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등 제시한 자료의 신빙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정체를 밝히지 않은 관계자가 나와 전 대표 대신 질문을 받고 답변해 진행했다가, 이후 외부인인 사실이 드러나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시장에서의 소통이 미숙했다”며 시장의 궁금증을 제때 해소하겠다는 전 대표의 다짐이 무색해진 것이다.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는 경향이 강한 코스닥 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비슷한 논란이 지속해온 만큼,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관행이 정착될 필요가 있단 지적이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예측 가능성이 높은 공시와 분석 보고서가 보다 많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조회 167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