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참전에 긴장악화…美, 난타전 속 지상전·협상 저울질 지속

이스라엘, 이란 폭격 지속…이란, 사우디 미군기지 등 반격

"미군, 몇주 지상작전 준비"…파키스탄, 종전협상 중재 총력

美·이란 직접대화 '아직'…트럼프, 협상 시도·군사 압박 병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애미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예멘의 친이란 무장정파 후티의 참전으로 위기감을 더했다.

쌍방의 공습 난타전 속에 미국은 협상을 계속 시도하면서도 지상군 투입을 준비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후티는 28일(현지시간) 이른 새벽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의 오랜 지원을 받아온 '저항의 축' 일원인 후티가 군사행동에 나선 것은 지난달 28일 중동전쟁 개시 후 처음이다.

후티는 "저항전선에 대한 공격이 중단될 때까지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장기 개입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란의 대리세력 후티의 개입은 단순한 군사적 의미를 넘어 전략적 파급력이 크다는 관측이 뒤따랐다.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10%가 통과하는 핵심 경로다.

이곳이 봉쇄될 경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에너지 흐름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이란이 자국 남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상태에서 홍해까지 막히면 해상 물로의 동맥 두 곳이 동시에 경색된다.

국제사회는 후티가 홍해로 공격을 확대해 원유 수송을 비롯한 글로벌 공급망이 손상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군사적으로도 후티의 참전은 미군 작전에 부담을 더했다.

홍해 공격 가능성 때문에 미국 항공모함 전단의 이동이 제한되는 등 향후 작전 전개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멘 사낭에서 열린 후티 지지자들의 집회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후티 참전이 아니더라도 중동의 전황은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이란은 27일 사우디아라비아 내 미군 주둔 기지인 프린스술탄 공군기지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

기습적인 공격에 미군 10여명이 부상하고 공중급유기 등 주요 장비가 파손됐다.

프린스술탄 기지는 개전 후 반복적으로 공격을 받아온 이란의 핵심 표적으로 미군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이란은 걸프 지역 전반으로 공격 범위를 넓혔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쿠웨이트 등지의 미군 시설도 미사일과 드론을 결합한 복합 공격에 계속 시달렸다.

이에 맞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본토에 대한 공습을 강화했다.

이란은 테헤란 과학기술대와 이스파한 공대 등 핵심 이공계 대학이 잇따라 공격받았고 해군 무기 연구시설에도 표적이 됐다.

이를 두고 이란은 "과학 기반과 국가 역량을 마비시키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들어가기 전 잠재적 위협을 최대한 많이 없애겠다는 듯 표적 공습을 확대했다.

이란의 장기적 핵·군사 역량을 약화하기 위한 핵 과학자와 연구시설을 겨냥한 정밀 타격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는 전선 확대와 난타전 속에 지상 작전을 위한 병력 증강에 나섰다.

현재 해병대 5천명과 공수부대 2천명에게 중동 배치 명령이 떨어졌고 추가로 최대 1만명 규모 병력 증파도 검토되고 있다.

미 31해병원정대 훈련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국방부가 이란 내에서 수주간 진행되는 제한적 지상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란의 원유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이나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군사 역량을 약화할 준비로 관측됐다.

이 같은 작전은 전면 침공이 아닌 특수부대와 보병 중심의 기습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현지언론은 분석했다.

목표 달성 뒤 철수하는 단기적 고강도 작전으로 협상 전이나 협상 전에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 내에서는 미군이 이란에 투입되면 미사일, 드론, 기뢰 등 다양한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지상전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다. 개전 이후 미군 사상자는 꾸준히 발생해 지금까지 13명이 전사하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

최근 AP통신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62%가 지상군 투입에 강하게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과 함께 외교적 해결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통한 조기 종전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이지만 필요할 경우 군사 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란과 미국을 동시에 파트너로 삼고 있는 파키스탄은 종전 협상을 중재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파키스탄은 29∼30일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이집트가 참석하는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전쟁을 멈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미국과 이란 간 직접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극적인 진전을 관측되지 않았다.

양측은 중재국을 사이에 둔 간접 대화를 이어왔으며 15개 항목으로 구성된 종전안을 두고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란이 아직도 공식적으로 협상 사실을 부인하는 등 논의의 범위와 속도는 아직 안갯속이다.

외교가에서는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에서 대면 회담을 열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구체적 정황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이란의 지대함 미사일 카데르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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