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북구 일대 숙박업소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남성 두 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20대 여성 ㄱ씨 범행으로 사망한 피해자 유족이 “언론보도 전 정확한 피해 사실조차 몰랐다”며 경찰의 수사 관행을 비판하고 나섰다.
ㄱ씨 범행으로 지난달 숨진 사망 피해자 ㄴ씨 유족의 법률대리인 남언호 변호사(법률사무소 빈센트)는 3일 보도자료를 내어 “첫 사망자가 나왔을 때 경찰이 피의자 ㄱ씨를 체포하거나 예정대로 피의자 조사를 했다면 두 번째 사망 피해자는 없었을 것”이라며 경찰 초동수사를 비판했다. 남 변호사 설명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월9일 ‘남양주 카페에서 피의자 ㄱ씨가 준 음료를 마시고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내용의 상해 진정서를 접수했고, 이후 같은 달 28일 강북구 수유동의 한 숙박업소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후 경찰은 2월 초 시시티브이(CCTV) 분석을 통해 ㄱ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이 증거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피의자를 즉시 체포하지 않았고, 지난달 9일로 예정된 피의자 조사 일정도 연기해 ㄴ씨가 두 번째 사망에 이르게 됐다는 게 남 변호사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12일 수사 관련 브리핑에서 “상해 진정서의 피진정인과 변사 사건 관련 시시티브이 영상에 등장하는 피의자가 동일인임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소요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약물이 추출됐다는 구두 소견은 받았지만 부검결과서 등도 오지 않아 객관적 증거가 부족했고,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남 변호사는 또 유족이 경찰에게 피해 사실을 전달받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남 변호사는 “사망 사건 직후 유족이 직접 경찰서에 진술하러 출석했을 때도 타살 여부조차 알려주지 않았고, 다음 날 언론 보도를 통해 정확한 피해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유족이 경찰서에 출석했을 당시 사건 진행 상황 등을 말씀드렸고, 언론 보도가 나가기 전 다시 한 번 전화로 설명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11일부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태스크포스(TF·티에프)를 강북경찰서에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며 “피해자 유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피해자 유족 지원을 위한 지원에 힘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l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