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김병주 1천억’으로 급한 불 껐지만…결국 채권단 결정에 달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2월10일 홈플러스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류우종 선임기자 wjryu@hani.co.kr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가 두 달 연장됐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엠비케이(MBK)파트너스가 우선 투입하기로 한 긴급운영자금(DIP) 1천억원을 법원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다. 홈플러스로서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시간을 다소 벌게 됐지만, 뚜렷한 경쟁력 강화 방안이 보이지 않는 데다 업황 자체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채권단 협의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는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당초 오는 4일에서 5월4일까지로 2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홈플러스 관리인은 회생계획안 가결기간 연장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이튿날에는 엠비케이파트너스도 가결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신청한 바 있다. 현행법상 회생계획안 인가는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 안에 이뤄져야 하지만, 법원은 필요에 따라 이 기한을 최장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4일 회생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재판부는 “엠비케이파트너스가 우선 투입하기로 한 1천억원으로 연체 중인 직원 급여 등 시급한 채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연장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엠비케이파트너스는 김병주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집을 담보로 마련한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4일까지 500억원, 11일까지 추가 500억원 등 총 1천억원을 직원 급여와 협력업체 납품대금 정산 등 긴급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12월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는 엠비케이파트너스, 산업은행, 메리츠금융그룹 등 주요 채권단이 각각 1천억원씩 모두 3천억원의 긴급운영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이 담겼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이런 계획에 난색을 보이자 김 회장이 우선 1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재판부의 이날 결정에는 엠비케이파트너스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엠비케이파트너스는 회생계획안이 끝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1천억원에 대한 상환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가결기한을 연장하더라도 회생채권자 등 다른 이해관계인에게 크게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한 “(기업형 슈퍼마켓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부문 매각 진행 상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부문을 분리 매각하려 하고 있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이 두 달 더 늘어나면서 홈플러스로서는 급한 고비를 일단 넘겼지만, 1천억원의 자금 투입이 임시 처방에 그친다는 점에서 실제 회생에 이르기까지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홈플러스 지원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말에 “저희가 직접 개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안타깝다”면서 지원에 나설 법적·제도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번 주 안으로 채무자, 주주, 채권자협의회 등이 참여하는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TF) 구성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서혜미 오연서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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