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한 폐리조트에서 공포 체험을 하던 대학생들이 실제 시신을 발견했다는 소식은 큰 충격을 줍니다. 호기심과 스릴을 즐기기 위해 찾았던 장소에서 마주했을 끔찍한 현장은, 신고한 대학생들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을 트라우마로 남을까 염려스럽습니다. 비록 범죄 혐의점은 없는 안타까운 고인의 선택으로 밝혀졌지만,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외면해 온 '장기 방치 건축물'의 안전 관리 실태와 유튜브 등 미디어가 소비하는 자극적인 콘텐츠의 이면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유튜브나 SNS를 중심으로 폐교, 폐병원, 폐리조트 등을 찾아다니는 '흉가 체험'이나 '공포 체험'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무단침입도 불사하는 이 동영상들은 또 다른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이번 사건처럼 일반인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방치된 폐건물은 붕괴 위험이나 추락 사고 같은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감시의 눈길이 닿지 않아 범죄나 고독한 죽음의 사각지대로 전락하기 쉽습니다. 1993년 부도 이후 무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도심 한복판이나 관광지에 흉물로 방치되어 온 건물이 과연 적절히 통제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비극은 단순히 운이 없어 발생한 우연한 해프닝이 아닙니다. 사유지라는 이유로, 혹은 소송과 채권 채무 관계가 얽혀있다는 핑계로 지자체와 소유주가 관리를 소홀히 한 결과물입니다. 최소한의 진입 차단 시설이나 경고문조차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기에 대학생들이 20층 옥상까지 아무런 제지 없이 올라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차제에 정부와 지자체는 전국의 장기 방치 건축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안전 펜스 설치와 무단침입 단속을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아울러 미디어 역시 조회수만을 위해 위험을 조장하는 콘텐츠 제작을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소외된 이의 쓸쓸한 죽음과 청년들의 상처만 남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치된 공간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이 하루빨리 재정비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