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난 지 며칠이 지났지만 가슴 속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아요.
선거 당일, 전국 곳곳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어요. 국가의 가장 기본적이고 신성한 책무인 선거 관리에서 이런 원시적인 참사가 일어났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일이에요.
이재명 대통령은 선관위를 강하게 질타하며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를 '헌정 유린'으로 규정하며 해체 수준의 개혁을 촉구했어요. 정치권 전체가 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대적인 조사를 외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에요.
드러난 경위를 보면 기가 막혀요. 선관위는 사전투표율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본투표용지 인쇄 규모를 유권자의 50% 수준으로 임의 축소했다고 해요. 투표소별 편차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안이함의 극치였지요. 결국 서울 주요 격전지를 비롯해 전국 50곳이 넘는 투표소에서 용지가 바닥났고, 유권자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했어요. 현장 공무원들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상부의 대처는 지독히 굼뗐고, 22개 투표소에서는 투표 자체가 일시 중단되는 파행으로 이어졌어요.
이 행정 편의주의가 가져온 결과는 참혹해요. 귀한 시간을 쪼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빈손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어요.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참정권 박탈이에요. 더 심각한 건 선거 결과 전체에 대한 국민 신뢰가 금이 갔다는 점이에요. 단 몇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릴 수 있는 지방선거에서, 용지 부족으로 투표를 포기한 사람이 생겼다면 그 결과에 어떻게 온전히 승복할 수 있겠어요. 선거 무효나 재선거 요구가 나오는 지금의 상황은, 결국 선관위가 자초한 자업자득이에요.
선거관리위원회는 그동안 독립기구라는 지위 뒤에 숨어 성역처럼 군림해 왔어요. 기강 해이와 특혜 채용 의혹이 터질 때마다 어물쩡 넘어가더니, 결국 본연의 임무에서 최악의 민낯을 드러내고 말았어요.
이번 사태는 용지 몇 장이 모자란 단순 실수가 아니에요. 대한민국 선거 시스템의 근간이 흔들린 중대 사건이에요. 철저한 수사로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고, 국정조사를 통해 선관위의 부실 행정 전반을 샅샅이 파헤쳐야 해요. 국민이 부여한 신성한 권리를 나태함으로 짓밟은 기관은 존재 가치가 없어요. 이번에 뼈를 깎는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그 어떤 선거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할 거예요. 선관위는 지금 이 거대한 분노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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