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직후 군은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라 경고 사격을 실시했다고 발표했어요 근데 나중에 밝혀진 진실은 달랐어요 실제로는 사단장 지시로 대응 사격이 이뤄진 거였거든요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이 즉각 판단해서 쏜 게 아니라 지휘 계통을 따라 한참 위로 보고가 올라간 뒤에야 사격이 이뤄진 거예요 우리 군에는 선조치 후보고 원칙이 있어요 전방에서 북한군 도발이 발생하면 현장 지휘관이 먼저 조치하고 나중에 보고하라는 거예요 긴박한 상황에서 위로 보고하고 지시를 기다리다 타이밍을 놓치지 말라는 취지죠 근데 이날 그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거예요 이유가 있었어요 당시 GP장이 중위 계급이었거든요 중위는 현장 지휘관으로 인정되는 계급이 아니었어요 현장 지휘관으로 보려면 최소 대위 이상이어야 했는데 GP장이 중위니까 스스로 판단해서 대응 사격을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던 거예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위로 보고가 올라갈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시간이 흘렀어요 대대장은 그날 출근하는 차 안에서 보고를 받았다고 해요 차 안에서 상황 파악하고 지시 내리고 그게 다시 현장으로 내려오는 시간이 다 포함된 거예요 이 구조적 문제가 32분 공백의 상당 부분을 설명해줘요 단순히 현장 장병들이 느려서가 아니라 지휘 구조 자체가 신속한 대응을 어렵게 만들었던 거거든요 군은 이 문제를 인정하고 같은 해 6월에 GP장 계급을 중위에서 대위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계급 하나가 바뀌는 게 전방 대응 속도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이날 사건이 증명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