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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진도군수가 광주·전남 행정통합 타운홀미팅에서 "스리랑카나 베트남 쪽 젊은 처녀를 수입해 농촌 총각 장가보내는 특별대책을 내려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었습니다.
발언 후 여론이 악화되자 김 군수는 사과문을 내고 "수입이라는 단어를 잘못 선택했다"며 "인구소멸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지원 취지였으나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강기정 광주시장도 "잘못된 발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언어에 드러난
인식의 민낯
진도군수의 사과문을 읽으며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단어를 잘못 선택했다"는 해명은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고 있다. 언어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처녀를 수입한다"는 표현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라, 여성 이주민을 바라보는 뿌리 깊은 인식의 민낯이었다.
농어촌의 인구소멸은 분명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그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특정 집단을 '수단'으로 전락시킨다면, 우리는 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큰 문제를 만드는 셈이다. 결혼이주여성들은 "농촌 총각의 배우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원"이 아니다. 그들은 각자의 꿈과 권리를 가진 독립적 인격체이며, 대한민국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이다.
군수의 발언이 더욱 우려스러운 이유는, 그것이 공적 자리에서 정책 제안의 형태로 나왔다는 점이다. 개인의 실언이 아니라 지역 정책 입안자의 문제의식과 해법이 그러한 수준이라는 것, 그리고 그것이 공개 토론장에서 거리낌 없이 발화될 수 있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다문화·성평등 감수성이 여전히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인구소멸 위기에 대응하려면 이주민 유입만이 아니라, 그들이 존중받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언어폭력, 문화적 편견, 제도적 차별이 만연한 사회에 누가 와서 살고 싶겠는가?
진정한 정책은 "외국인 여성을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다문화 가정이 차별 없이 살 수 있는 교육·의료·복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한국어 교육과 직업훈련을 지원하며,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한 개인의 실수로 치부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성별, 국적, 인종에 따라 사람을 위계화하고 도구화하는 시선에서 얼마나 자유롭지 못한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진정한 사과는 "단어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형식적 해명이 아니라, 그러한 언어를 가능하게 한 인식 자체를 성찰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타인을, 특히 약자를 어떤 언어로 사고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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