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배우 임병기 님의 얼굴을 아주 익숙하게 기억하고 계실 것 같아요. 불멸의 이순신이나 대조영 같은 대작 사극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주셨던 베테랑 연기자이신데, 최근에 방송에 나와서 고백하신 이야기들을 들어보니까 그야말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살아오셨더라고요. 사극 촬영 현장이 워낙 다이내믹하고 위험 요소가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서 글을 읽는 내내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우선 태조 왕건을 촬영할 때는 말에서 떨어지면서 바위에 머리를 부딪쳐 두개골이 골절되는 대형 사고를 당하셨다고 해요. 무려 일주일 동안이나 혼수상태에 빠져 계셨다는데 정말 목숨이 위험했던 순간이었죠. 거기에 왕의 여자 촬영 당시에는 빗길에 말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갈비뼈가 7대나 부러지는 중상을 입으셨다고 합니다.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이 화면에서는 멋있게 보이지만 연기자분들에게는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한 순간의 연속이었던 셈이죠 게다가 낙마 사고 이후 고관절 괴사로 인공관절 수술까지 받고 장애 5급 판정까지 받으셨다니, 배우라는 직업이 보기와 다르게 몸을 엄청나게 사리며 해야 하는 고된 일이라는 게 실감났어요.
그런데 더 마음이 아팠던 건 이런 엄청난 신체적 부상뿐만 아니라 위암까지 겪으셨다는 점이에요. 촬영 스케줄이 워낙 불규칙하다 보니 식사를 제때 챙겨 드시지 못하고 대충 때우는 일이 많았다고 하시는데, 이런 불규칙한 생활 습관이 결국 위에 큰 부담을 준 것 같아요. 복부 통증이라는 전조 증상을 겪으시면서 위암 판정을 받고 이를 극복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마음고생을 하셨을지 감도 오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