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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를 무사히 마치면 모든 걱정이 끝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때부터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치료 과정에서 떨어진 체력을 회복해야 하고, 예전처럼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은데 체중까지 크게 달라진다면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암 생존자 두 명 중 한 명은 암 진단 이전보다 체중이 줄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암 수술 후 2개월에서 2년 사이의 재적응기에 있는 암 생존자 2024명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체중이 감소한 사람은 36.8%, 증가한 사람은 14.3%였으며, 큰 변화 없이 유지한 사람은 48.9%였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체중이 늘어난 사람들에게서 체중 관리의 어려움이 훨씬 크게 나타났다는 사실입니다.
체중이 줄어든 사람 중 관리가 어렵다고 응답한 비율은 29.6%, 체중을 유지한 사람은 30.1%였지만 체중이 증가한 사람은 무려 63.5%에 달했습니다.
암 치료가 끝났다는 안도감과 별개로 체중 증가가 새로운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일반적으로 암 환자라고 하면 체중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실제로 치료 과정에서 식욕이 떨어지거나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해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암 치료 이후 체중이 늘어나는 사람들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50세 미만의 젊은 직장인 여성이나 유방암·부인암 환자에게서 체중 증가 경향이 뚜렷했다고 합니다.
치료를 마치고 직장과 가정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식단과 운동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 치료나 투약에 따른 영향이 남아 있다면 단순히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방식만으로 체중을 조절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체중이 증가한 환자들이 꼽은 가장 큰 어려움은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응답자의 40.2%가 이를 선택했고, 운동을 싫어하거나 식이 조절 방법을 잘 모른다는 응답도 각각 26.6%였습니다.
이 결과를 단순히 환자들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암 치료를 견디는 동안 음식 섭취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이 치료 이후 다시 먹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적절한 체중 관리 방법을 안내받지 못하거나,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원이 부족할 때 발생합니다.
반대로 체중이 감소한 환자들은 운동이나 식이 조절 방법을 잘 모른다는 응답이 40.5%로 가장 많았습니다.
같은 암 생존자라도 체중이 줄어든 사람과 늘어난 사람에게 필요한 관리 방법은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체중이 줄었다면 영양 상태와 근육량, 체력 회복을 함께 살펴야 하고, 체중이 늘었다면 무리한 감량보다 현재 건강 상태에 맞는 식사와 신체활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암 치료 이후에는 체중계에 표시되는 숫자만으로 건강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체중이 유지되더라도 근육량이 감소했을 수 있고, 체중이 증가했다고 해서 무조건 건강이 나빠졌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암의 종류와 치료 이력, 영양 상태, 동반 질환 등을 고려한 개별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눈여겨볼 또 다른 부분은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수요입니다.
체중이 증가한 암 생존자의 54.8%는 시간과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온라인 서비스나 모바일 앱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병원에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도 스마트폰을 통해 식사와 운동 기록을 관리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일상에서 체중 관리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앱을 설치하고 체중을 기록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암 생존자에게 필요한 것은 일반적인 다이어트 정보가 아니라 자신의 치료 경과와 건강 상태를 고려한 신뢰할 수 있는 안내입니다.
연구에서는 약 40%의 암 생존자가 지역 병의원이나 치료받는 병원의 전문 의료진과 연결해 체중을 관리하기를 원한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디지털 관리의 편리함과 의료진의 전문적인 판단이 함께 이루어질 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사에서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가능성도 언급됐습니다. 하지만 암 생존자라고 해서 누구나 이러한 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암의 종류와 치료 상태, 영양 상태 등에 따라 적합성이 달라질 수 있으며, 암 예후 개선 효과 역시 모든 환자에게 확립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면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뒤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를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암 치료 이후의 삶입니다.
우리는 흔히 암 치료가 끝났다는 소식을 들으면 모든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치료 이후에도 체력 저하와 식습관 변화, 체중 문제, 일상 복귀에 대한 부담 등 여러 과제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겉으로 건강해 보이거나 체중이 늘어난 사람은 오히려 주변에서 회복이 잘됐다고 생각해 어려움을 알아차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암 치료의 성공을 질병 치료 여부만으로 판단하기보다, 환자가 치료 이후 얼마나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일상에 적응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번 연구가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암 생존자들의 체중 변화를 단순한 개인 관리의 문제로 보지 않고, 치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건강 문제로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암 치료가 끝나는 시점부터 체중과 영양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체계가 더욱 확대됐으면 합니다.
체중이 줄어든 사람에게는 건강한 회복을 위한 영양 관리가, 체중이 늘어난 사람에게는 무리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합니다.
암을 이겨낸 이후의 삶도 치료 과정만큼 중요합니다. 암 생존자들이 체중 변화 때문에 또 다른 부담을 떠안지 않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도움을 받으며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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