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을 말리는 엄마에게 끓는 물이라니…요즘 부모가 자녀를 걱정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할까요
이런 사건을 보면 처음에는 화부터 납니다.
아무리 부모와 자녀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고 해도 끓는 물을 부었다는 행동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출을 말리던 엄마에게 그런 행동을 했다는 점에서 마음이 더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왜 그 아이는 집을 나가려고 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다만 사건의 결과만 보고 아이를 문제아로 규정해버리면 그 이전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는 영원히 알 수 없을 것 같아요.
청소년이 집을 나가는 이유가 단순히 부모가 싫어서인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부모와의 갈등이나 학교생활 문제, 친구 관계, 학업 스트레스처럼 여러 문제가 겹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특히 사춘기에는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만큼 순간적으로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이상하게 변했다고 느끼기 전에 최근 생활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이해하는 것과 잘못된 행동을 허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니까요.
폭력이나 위협적인 행동은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합니다.
다만 "왜 그랬어?"라고 다그치는 것만 반복하기보다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집을 나가고 싶었어?"라고 먼저 이야기를 들어보는 과정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와 대화를 한다고 해서 부모가 권위를 잃는 것도 아니고요.
자녀와 갈등이 심해지면 부모 역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부모가 힘들다고 말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내 자식 문제인데 내가 알아서 해야지"라고 생각하다가 갈등이 더 커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청소년 상담이나 가족 상담처럼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창구를 조금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청소년상담1388에서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자녀와 관련된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도 걱정스럽지만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가 어느 순간부터 대화가 아닌 충돌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더 안타깝습니다.
사춘기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도 답답하고 아이도 답답한 순간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럴수록 누가 이기느냐보다 관계가 더 망가지지 않도록 중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번 사건처럼 폭력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하지만 처벌만으로 끝내지 않고 왜 이런 상황까지 갔는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