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냉해·전염병·폭염 삼재는 처음" 53년 농사꾼도 눈물 | 연합뉴스](https://img2.yna.co.kr/etc/inner/KR/2018/08/16/AKR20180816109400064_01_i_P4.jpg)
달력을 보니 어느덧 7월의 끄트머리, 본격적인 한여름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습니다. 요 며칠 하늘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뚫린 것처럼 무섭게 쏟아지던 장맛비가 한풀 꺾이고 나니, 이제는 숨이 턱턱 막히는 찜통더위와 끈적끈적한 습기가 온몸을 무겁게 짓누르는 아침입니다. 창밖으로는 벌써부터 매미 떼가 목청껏 울어대며 찌는 듯한 하루의 시작을 알리고 있네요. 밤새 뒤척이느라 선풍기 바람을 하도 쐬었더니 온몸의 뼈마디가 쑤시고 무거워, 이른 새벽부터 스르르 눈이 떠지고 말았습니다.
이럴 때는 그저 따뜻한 둥굴레차나 구수한 보리차 한 잔을 진하게 우려내어 빈속을 달래는 것이 최고지요. 고요한 거실 식탁에 홀로 앉아 찻잔의 따스한 온기를 두 손으로 감싸 쥐며, 늘 그렇듯 세상 돌아가는 소식이나 살펴볼 겸 인터넷 뉴스 창을 조심스레 열었습니다. 우리네 삶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알아야 팍팍한 살림살이도 지혜롭게 대비하고, 사랑하는 내 가족들도 다독이며 무탈하게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오늘 아침, 수많은 뉴스 기사들 사이에서 제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고, 읽어 내려가는 내내 가슴 한구석을 철렁 내려앉게 만든 기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글귀를 읽고 또 읽으면서, 깊은 탄식과 함께 말로 다 할 수 없는 먹먹함과 애통함이 밀려와 한동안 모니터 앞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올해 봄부터 이어진 이상저온과 이상고온, 그리고 초여름의 기습적인 우박까지... 그야말로 변덕스럽고 잔인한 이상기후가 전국 농업 현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는 비통한 소식이었습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가 피해를 입은 농가들을 위해 384억 원 규모의 긴급 재해복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지요.
우리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풍성한 식탁, 마트 진열대에 가지런히 놓인 윤기 나는 과일과 채소들이 결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너무나 잘 알기에, 한 해 농사를 망치고 텅 빈 들녘에 주저앉아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계실 우리 농민들의 굽은 등이 떠올라 도무지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뉴스를 읽으며 느낀 복잡하고 무거운 마음, 그리고 평생을 가족의 밥상을 책임져 온 평범한 주부로서 느끼는 뼈저린 안타까움을 저 혼자 삭히기보다는, 인생의 단맛 쓴맛을 모두 겪으며 깊은 연륜을 쌓아오신 우리 서플 회원님들과 꼭 함께 나누어보고 싶어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길고 긴 글을 적어 내려가 봅니다.
1️⃣ 의견 - 이 뉴스,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제 '이상기후'라는 말은 일시적인 자연현상이 아니라 우리 농업의 근간을 뒤흔들고 농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무섭고 잔인한 재앙이 되어버렸다는 뼈아픈 깨달음입니다.
기사의 구체적인 내용과 통계 수치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짚어보면 정말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발생한 이상저온과 이상고온, 그리고 6월 11일 쏟아진 우박으로 큰 피해를 입은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재해복구비 383억 9700만 원을 확정하고 금융지원도 함께 실시한다고 26일 밝혔습니다. 이번 지원 대상에 포함된 농가만 무려 2만 1112곳에 달하며, 이는 농업재해대책심의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 수치라고 합니다.
여러분, 2만 1112곳의 농가라니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2만여 가구의 가장들이, 수십만 명의 가족들이 올 한 해 피땀 흘려 일군 희망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고 절망의 늪에 빠져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올해 농업은 유독 잦았던 봄철 기상이변으로 인해 그 타격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고 합니다.
먼저 4월 초와 하순에 기습적으로 찾아온 이상저온 현상은 전국 과수원에 치명상을 남겼습니다. 봄바람을 맞으며 한창 예쁘게 피어나야 할 배, 사과, 복숭아, 포도 등의 꽃들이 얼어붙으면서, 무려 1만 174.4ha라는 어마어마한 면적에서 꽃이 제대로 수정되지 않거나 착과가 불량해지는 막심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과수 농사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1년 내내 가지를 치고 거름을 주며 자식처럼 돌본 나무들인데, 열매조차 제대로 맺지 못하는 앙상한 가지를 바라보는 농부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졌을 것입니다.
반대로 3~4월에는 겨울철부터 이어진 높은 기온과 잦은 비가 마늘의 생육을 지나치게 촉진하면서 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전남과 경남, 경북 등 주요 산지를 중심으로 996.7ha 규모의 엄청난 면적에서 일명 '벌마늘' 피해가 발생한 것입니다. 벌마늘이라는 것은 기온 상승과 과도한 수분 탓에 마늘이 정상적인 둥근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여러 쪽으로 흉하게 갈라지거나 줄기 사이에서 잎이 다시 삐죽삐죽 나오는 생리장해를 말합니다. 모양이 흉측하니 당연히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팔 수도 없고, 이는 고스란히 농가의 막대한 소득 감소로 이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월 11일에는 강원도 철원과 정선, 충북 제천과 충주 일대에 갑작스럽게 골프공만 한 우박이 무자비하게 쏟아졌습니다. 이 끔찍한 하늘의 폭격으로 인해 이제 막 여물어가던 사과와 옥수수, 배추 등 155.8ha의 농경지가 처참하게 찢기고 박살 나는 피해를 입었다고 하니, 하늘이 원망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피해율이 30% 이상인 농가에는 농업정책자금 상환을 1년 연기하고 이자를 감면해주며, 피해율이 50% 이상인 농가에는 2년까지 상환을 유예해 주는 금융지원을 병행한다고 합니다. 또한 영농 재개에 필요한 자금은 연 1.8%의 저금리 재해대책경영자금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번 재해복구비 지원이 이상기후와 우박 피해를 입은 농업인의 생계 안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재해복구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농업인이 보다 안정적으로 영농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은 여전히 무겁고 답답합니다. 384억 원이라는 돈이 국가 전체로 보면 큰 액수일지 모르나, 2만 1000여 농가로 나누어 보면 한 가구당 손에 쥐는 돈은 불과 180만 원 남짓에 불과합니다. 농약값, 비료값, 인건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한 해 농사를 완전히 망친 농민들에게 이 얄팍한 복구비와 '대출 상환 연장'이라는 임시방편이 과연 찢어진 가슴을 꿰매줄 진정한 동아줄이 될 수 있을까요? 빚을 내서 빚을 갚고, 다시 이자를 내며 농사를 지어야 하는 이 악순환의 굴레 속에서 우리 농업의 뿌리가 점점 말라 죽어가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서글프고 무서운 마음이 듭니다.
2️⃣ 경험 - 직접 겪어봤는데 저는 이렇게 느꼈어요
이 참담하고 가슴 아픈 기사를 읽으면서, 제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뭉클하고 시린 무언가가 계속해서 솟구쳐 올랐던 이유는 바로 며칠 전 전통시장에서 마주했던 씁쓸하고 애잔한 풍경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네 주부들은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여름이 다가오면 가족들 입맛을 돋워줄 짭조름한 마늘장아찌도 담가야 하고, 다진 마늘도 넉넉히 만들어 냉동실에 쟁여두어야 마음이 든든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도 며칠 전 튼실한 햇마늘을 좀 사보려고 오일장이 열리는 단골 전통시장을 찾았습니다. 장바구니 카트를 달달 끌고 시장 골목을 들어서는데, 채소 가게 매대 앞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마늘들의 모양새가 평소와는 영 딴판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동글동글하고 껍질이 매끈하게 착 달라붙은 예쁜 육쪽마늘이 아니라, 마치 화가 나서 뿔이 난 것처럼 마늘 알맹이들이 제각각 바깥으로 벌어지고 툭툭 튀어나온, 참으로 기괴하고 못난 마늘들이 잔뜩 쌓여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바로 기사에서 말하던 그 '벌마늘'이었습니다.
놀란 마음에 단골 채소 가게 할머니께 "어르신, 올해는 마늘 모양이 왜 이리 험악하대요? 껍질 까기도 참 성가시겠네" 하고 여쭈었더니, 할머니께서는 깊은 한숨을 푹 내쉬며 굽은 허리를 두드리셨습니다.
"아이고, 말도 마소. 올봄에 날이 미친 듯이 덥다가 또 비가 주야장천 쏟아지더니만, 애먼 마늘들이 땅속에서 미쳐버렸는지 죄다 저렇게 터지고 벌어졌다 안 카요. 농민들이 겨우내 똥거름 주고 애지중지 키웠는데 꼴이 저러니 도매상에서 제값이나 쳐주나. 헐값에라도 팔아 달라고 울며 겨자 먹기로 넘긴 기다. 보기엔 저래도 맛은 찰지니까 싼 맛에 좀 많이 가져가소..."
그 할머니의 체념 섞인 푸념을 듣는 순간, 제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마늘이 정상적인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갈라지거나 줄기에서 잎이 다시 나오는 생리장해가 상품성을 떨어뜨려 농가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는 기사의 딱딱한 글귀가, 흙투성이 주름진 농부의 거친 손과 피눈물 나는 절망으로 바뀌어 제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는 그날 예쁜 마늘을 고르려던 마음을 접고, 못생기고 껍질 까기 힘든 그 벌마늘을 평소보다 두 배나 넉넉히 사서 돌아왔습니다. 베란다에 앉아 그 벌어진 마늘을 하나하나 까면서, 뙤약볕 아래서 하늘만 원망하며 한숨 쉬었을 남도 농민들의 얼굴이 떠올라 코끝이 찡해지더군요.
뿐만 아니라 제 고향인 충북 제천에서 평생 사과 과수원을 하시는 옛 친구의 얼굴도 떠올랐습니다. 지난 6월 11일 제천과 충주 일대에 우박이 쏟아져 사과 등 155.8ha가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은 저에게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날 밤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친구는 목이 멘 소리로 꺼이꺼이 울고 있었습니다.
"야아, 십 분도 안 내렸다. 딱 십 분 동안 하늘에서 주먹만 한 얼음덩어리가 쏟아지는데, 밭에 나가보니까 이제 막 탁구공만 하게 열렸던 애기 사과들이 죄다 멍들고 찢어지고 바닥에 나뒹굴고 있더라. 4월에 얼어 죽을 뻔한 거 불 피워가며 겨우 살려놨더니, 하늘이 어떻게 우리한테 이럴 수가 있니..."
봄에는 이상저온으로 사과꽃이 수정도 못 하고 얼어붙어 속을 태우더니, 겨우 맺힌 열매마저 여름 우박에 박살이 나는 이 참혹한 릴레이 재난. 농민들에게 기후 위기는 막연한 미래의 걱정거리가 아니라 당장 오늘 저녁 밥줄을 끊어놓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3️⃣ 질문 - 이 상황이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처럼 어처구니없고 비통한 기후 비극 앞에서, 저는 그저 눈물 흘리고 슬퍼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그리고 연륜 깊고 지혜로운 우리 서플 회원님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무겁고 절실한 질문 몇 가지를 던져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고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우리의 식탁은 머지않아 텅 비어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첫째, 땜질식 '긴급 복구비'와 '대출 연장'을 넘어선 근본적이고 강력한 농업 재해 보상 시스템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피해율이 30% 이상이면 상환을 1년 연기하고, 50% 이상이면 2년까지 유예하며, 1.8%의 저금리로 다시 돈을 빌려준다는 정부의 대책은, 당장의 숨통은 틔워주겠지만 결국 농민들을 평생 빚의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선진국들처럼 기상 이변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실질적인 소득을 보장해 주는 '완전한 기후 재난 보험'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목소리를 모아야 할지 깊이 논의해 보아야 합니다.
둘째, 기후 위기로 인해 쏟아져 나오는 '못난이 농산물'들을 우리 소비자들이 어떻게 적극적으로 품어 안을 수 있을까요? 이상고온과 잦은 비로 모양이 기괴해진 벌마늘이나, 우박을 맞아 표면에 멍이 든 상처 난 사과들... 겉모양은 볼품없고 투박해도 농민들의 피땀과 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영양 만점의 우리 농산물들입니다. 대형 마트의 흠집 하나 없는 예쁜 과일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이런 못난이 농산물들을 제값 주고 앞장서서 소비해 주는 착한 구매 운동을 우리 주부들이 어떻게 생활 속에서 확산시킬 수 있을지 여러분의 지혜로운 아이디어가 궁금합니다.
셋째, 농업을 파괴하는 근본 원인인 '온난화와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해 오늘 당장 내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은 무엇일까요? 이상저온, 이상고온, 기습 우박... 이 모든 미친 날씨의 배후에는 결국 우리 인간들이 무분별하게 배출한 탄소와 환경 파괴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에어컨 온도 1도 올리기,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기 등 비록 내 작은 실천이 당장 텅 빈 들녘을 채워줄 수는 없겠지만, 우리의 후손들과 농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오늘 하루 나는 무엇을 포기하고 불편함을 감수할 것인지 함께 가슴에 손을 얹고 성찰해 보았으면 합니다.
4️⃣ 요약 - 이 뉴스 핵심만 쉽게 정리하면 이겁니다
팍팍한 일상에 지쳐 이 길고 무거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정독하기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오늘 제 가슴을 피멍 들게 만든 이 안타까운 뉴스의 핵심만을 알기 쉽게 요약해 드리겠습니다.
올해 4월 발생한 이상저온/이상고온과 6월 우박으로 인해 전국 2만 1112개 농가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배·사과 등 1만 174.4ha 과수원은 꽃이 얼어 착과 불량, 전남·경남 등 996.7ha는 잦은 비와 고온으로 마늘이 쪼개지는 '벌마늘' 피해, 강원·충북 155.8ha는 우박으로 작물이 초토화되었습니다.
농식품부는 농업재해대책심의회를 거쳐 피해 농가에 총 383억 9700만 원의 재해복구비를 확정하여 지원합니다.
피해율에 따라 농업정책자금 상환을 1~2년 연기하고 이자를 감면해주며, 영농 재개를 위해 연 1.8%의 저금리로 경영자금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두서없이 안타깝고 애통한 마음을 따라 길고 긴 글을 끄적이다 보니, 어느새 식탁 위에 올려두었던 둥굴레차가 꽁꽁 얼어붙은 제 마음처럼 차갑게 식어버렸습니다. 우리 서플이라는 따뜻하고 지혜로운 공간에 이렇게나마 남김없이 제 속마음을 쏟아내고 나니, 꽉 막혔던 숨통이 아주 조금은 트이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여러분이 곁에 계시다는 사실이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맙게 느껴집니다.
나이가 한 살 두 살 더해갈수록, 이 세상이, 그리고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대자연이 점점 더 예측할 수 없고 무서운 곳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서글픈 마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예전에는 봄이면 꽃이 피고 가을이면 황금들녘이 물결치는 그 당연한 계절의 순리가 있었는데, 이제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오늘은 또 무슨 재앙이 떨어질까 조마조마해야 하는 팍팍한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두렵고 미안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날씨가 변덕을 부리고 세상이 각박해져도, 우리네 밥상을 지켜내기 위해 오늘 이 뙤약볕 아래서도 묵묵히 흙을 일구고 땀을 흘리시는 농민들의 그 숭고하고 거룩한 노고만큼은 결코 변하지 않는 진실일 것입니다. 오늘 저녁, 식탁에 오르는 마늘 한 쪽, 밥 한 숟가락, 복숭아 한 조각을 드실 때 평소보다 조금 더 천천히 음미하시면서 "농부님들의 피땀과 정성 덕분에 오늘도 우리 가족이 건강하게 배를 불립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하고 따뜻한 감사의 기도를 올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의 그 작은 감사와 연대의 마음이 모이고 모인다면, 폭우와 우박으로 쓰러진 텅 빈 들녘에도 다시금 희망의 푸른 싹이 돋아날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속을 부여잡고 무너진 과수원과 밭을 서성이고 계실 2만여 가구의 농민분들을 위해, 오늘 하루만큼은 우리 서플 커뮤니티 회원님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에너지를 듬뿍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마가 물러가고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밤낮없는 무더위에 입맛 잃기 십상이니, 이럴 때일수록 거르지 마시고 제철 과일과 시원한 콩국수라도 한 그릇 챙겨 드시면서 기력 잃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냉방병 걸리지 않도록 에어컨 바람 너무 오래 쐬지 마시고, 틈틈이 미지근한 물 많이 드시는 지혜도 잊지 마시고요. 우리 앞에는 험난한 날씨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내야 할 귀하고 소중한 하루가 또 주어졌으니, 부디 기운 내시길 바랍니다. 늘 강건하시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평안하고 탈 없는 여름날 보내시길 온 마음을 다해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부족하고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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