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단계에서 이미 길이 있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는 거예요
5.18은 대한민국에서 초등학생도 아는 역사예요 탱크와 5월이 결합되는 순간 어떤 연상이 생기는지는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어요
한국사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마케터라면 기획 단계에서 당연히 걸러냈을 내용이에요
이건 무지의 결과가 아니라 검토 프로세스의 실패예요
역사 감수성 교육이 선택이 아닌 이유
기업 내부에서 역사 감수성 교육은 흔히 선택 사항으로 취급돼요
법적 컴플라이언스나 개인정보 교육처럼 의무화돼 있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사태처럼 역사적 민감성이 브랜드 위기로 직결되는 사례가 반복되면 그 인식이 바뀔 수밖에 없어요
특히 한국처럼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여전히 사회적으로 살아 숨쉬는 나라에서는 더더욱요
내가 그 팀에 있었다면 했을 말
탱크데이라는 컨셉이 테이블에 올라왔을 때 한 명이라도 5월 광주를 떠올렸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거예요
그 한 명의 목소리가 위로 전달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있었다면 달라졌을 거예요
반론을 말해도 괜찮은 분위기 역사적 논란 가능성을 제기해도 묵살당하지 않는 팀 구조 그게 이 사태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실용적인 교훈이에요
광고는 시대와 역사를 먹고 자란다
마케팅은 언제나 시대의 언어를 빌려요 유행어 밈 트렌드 그리고 역사까지 모든 게 소재가 돼요
하지만 역사는 다른 소재와 달라요 그걸 쓰는 순간 그 역사를 살았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형성돼요
그 관계를 존중하지 않으면 창의적 표현이 폭력이 돼요
이번 스타벅스 사태는 마케터 모두가 지갑이 아닌 역사책을 한 번 더 펼쳐야 한다는 걸 일깨워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