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혼인율 뒤에 숨겨진 피로감
2018년 이후 8년 만에 혼인 건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분명 반가워요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우리나라에서 결혼이 늘었다는 건 좋은 신호니까요 그런데 이 뉴스를 접한 30대 친구들의 반응이 엇갈렸어요 좋은 소식이네 하는 반응과 그럼 올해 청모가 더 늘어나겠네 하는 반응이 동시에 나왔거든요 웃기면서도 씁쓸한 반응이었어요 결혼이 늘어난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게 가져오는 연쇄적인 부담이 먼저 떠오르는 사회가 된 거잖아요 축하의 문화가 피로의 문화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게 이번 뉴스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이에요
결혼이 늘어날수록 청모 달력도 빽빽해진다
1분기에만 6만 2309건의 혼인이 있었다는 건 그 주변 지인들에게는 청모와 결혼식 초대장이 그만큼 쏟아진다는 뜻이에요 30대 중반에 접어들면 본격적으로 결혼 시즌이 시작되는데 한 달에 청모 두 번에 결혼식 두 번이 겹치는 주말이 생기기 시작해요 각각 축의금에 청모 식비까지 더하면 봄 가을 결혼 시즌에는 월 지출이 예상 밖으로 불어나요 이게 반복되면 경제적 부담뿐 아니라 심리적 피로감도 쌓여요 신모씨가 주말 시간을 다 빼앗기는 느낌이라고 한 말이 딱 이 상황을 설명해줘요
결혼을 응원하고 싶은데 지갑이 먼저 닫힌다
솔직히 말하면 청모 초대를 받았을 때 제일 먼저 드는 감정이 설렘이 아닐 때가 있어요 언제 어디서 하는지 확인하면서 그날 일정을 비워야 하나 고민이 먼저 되는 거예요 이건 그 친구가 싫어서가 아니라 이미 쌓인 피로감 때문이에요 이 감정이 드는 게 불편하고 미안하기도 한데 주변에 물어보면 비슷한 사람들이 꽤 많아요 이 피로감을 개인의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구조적으로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결혼 문화 전체를 들여다봐야 해요
축하받는 사람도 축하하는 사람도 편한 문화를 만들어야 할 때
결혼 건수가 늘어난 이 시점이 오히려 청모 문화를 새로 정의할 기회일 수도 있어요 청모의 본질은 직접 만나 기쁨을 나누는 거잖아요 고급 식당이 아니어도 그 마음은 충분히 전해질 수 있어요 축하받는 커플도 부담 없이 청모를 준비하고 초대받는 친구들도 기쁜 마음으로 참석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방향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