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계급여도, 장애연금도 지급됐지만 죽음은 발견되지 못했다.
지난 8월6일 함께 사는 가족 3명이 모두 지적장애가 있는 가정에서 장남인 20대 남성 ㄱ씨가 숨진 지 2~3일 뒤에야 발견된 사건 당시, 이들 가족에게는 20여건의 복지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여러 복지서비스를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일상을 살피는 질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사건 당시 어머니에게는 기초생계·주거급여 등을 포함한 7건의 복지서비스, 차남 ㄴ씨에게는 장애인 연금, 장애인 활동 지원, 전기·가스요금 감면 등 11건의 복지서비스가 연결돼 있었다. 사망한 ㄱ씨 또한 기초생계·의료·주거급여, 통합문화이용권 등을 제공받고 있었다.
이들 ‘지적장애 가족’에게 제공된 복지서비스는 대부분 기초생활보장 급여 지급 등 경제적 지원에 관한 것이었다. 이 지원은 2020년 복지부의 복지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통해 이뤄졌다. 이 시스템은 단전, 단수, 각종 공공요금 체납 등 위기 징후 정보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취약계층을 찾아내는 지원 체계다. ㄱ씨 가족은 이 시스템을 통해 위기가구로 선별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서비스 외 실제 생활 지원 및 돌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서비스는 일부 지원은 됐으나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차남 ㄴ씨에게는 장애인활동지원사가 외부 활동 등을 도와주는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 수급 자격이 2013년부터 있었지만 ㄴ씨는 사건 발생 당시 이를 이용하지 않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ㄱ씨 가족 사례가 복지 지원이 경제적 급여 연결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양난주 대구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서비스를 뭘 더 넣어줘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살아갈 수 있게 한다’는 관점으로 지원의 성격을 넓혀야 한다”며 “서비스가 제대로 이용되는지, 가족에게 새로운 위험이나 욕구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살피고 지원을 조정할 수 있도록 사례 관리 인력을 확충하고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발달장애인 2명 이상이 함께 사는 가구 가운데 활동지원 등 주요 공적 서비스의 수급 자격이 있지만 이용하지 않는 가구를 점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