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공회담 이어 ‘양안 관계 개선 정책’ 제시…현실화 여부는 미지수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리원 대만 국민당 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이 10년 만의 ‘국공 회담’에 이은 조처로 중국공산당과 대만 중국국민당(국민당)이 주도하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개선 정책을 추진한다. 이 조처들 대부분은 반중 성향의 대만 라이칭더 정권이 협력해야 가능한 사안들로, 대만 행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즉각 실행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1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이 ‘양안 교류 협력 증진을 위한 10가지 정책’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10대 정책은 △공산당-국민당의 소통 강화 △인프라 및 항공편 연결 확대 △대만 농수산물 및 콘텐츠 등 중국 수입 확대 등을 뼈대로 한다. 이는 지난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중국공산당 총서기)과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 정리원 주석 간 회담의 후속 조처다. 2016년 이후 10년 만에 열린 이번 국공 회담에서 양쪽은 양안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자고 뜻을 모았다.

정책은 공산당-국민당 간 정기 소통 체계 구축, 양당 청년 간 교류 플랫폼 개설을 포함했다. 이는 정 주석이 국공회담에서 “제도성과 지속 가능성을 갖춘 대화와 협력 메커니즘을 구축하자”고 제안한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푸젠성과 가까이 접해 있지만 대만에 속한 진먼다오와 대륙 사이에 물과 전기, 가스, 교량 등 인프라 연결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상하이와 푸젠성 사람들이 대만으로 자유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시범 프로그램도 시작한다는 내용도 있다. 더불어 우루무치, 시안, 하얼빈 등 중국 내 주요 도시와 대만 간 직항 항공기 운항을 조속하게 재개할 방침이다. 중국은 또 대만에서 제작한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등을 중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 방영할 수 있도록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기업이 중국에서 성행하는 숏폼 드라마 제작에도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중국공산당과 국민당의 ‘당 대 당’ 정기 소통 체계의 구축은 큰 제약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인프라 연결과 항공편 운항 정상화 등은 실질적인 교류 확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대만 행정부가 여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대만의 선위충 중국 대륙사무위원회 부주석은 “중국이 제시하는 대만에 대한 우대 정책들은 중국공산당이 언제든 다시 철회할 수 있는 통일 공작 도구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이 이번 조처를 통해 특정한 정치적 전제조건을 인정하는 정당만이 양안 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서 언급한 전제조건은 ‘92 원칙’과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를 가리킨다. 중국은 이날 정책을 발표하면서 교류 확대가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공동 정치 기반으로 삼고 대만 독립 반대를 전제”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훙야오난 대만 담강대학 중국대륙연구센터 부소장은 대만 중앙통신사(CNA)에 중국이 양안 정책을 제시한 것을 두고 “유연한 통합을 위한 정치적 우회”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움직임이 “대만 정부의 권위를 약화하면서, 정치적 정당성 자체를 재정립해 중국과 소통할 수 있는 세력만이 통치 자격을 갖추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봤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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