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호에 로봇개 도입 부적절”…‘김건희 여사 청탁금지법 위반 재판 증언

김건희 여사가 서울 종로구 케이티(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귀가하고 있다.(왼쪽) 2022년 6월 일반 국민에게 개방된 서울 용산공원에서 미국 고스트로보티스사의 로봇개가 대통령 집무실 경호용으로 시험 운용되고 있다.(오른쪽)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서 윤석열 정부 당시 로봇개를 경호에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였다는 취지의 대통령경호처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조순표)는 10일 오전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와 로봇개 사업자 서성빈씨, 최재영 목사,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등 사건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서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변론을 분리해 이날은 서씨를 대상으로 재판이 진행됐다. 서씨는 김 여사에게 로봇개 사업 지원을 청탁한 대가로 2022년 9월 4천만원 상당의 ‘바슈롱 콩스탕탱’(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건넨 혐의를 받는다. 고스트로보틱스는 2022년 서씨가 운영하는 ‘드론돔’과 정부 기관을 상대로 로봇개를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총판 계약을 맺었다. 같은해 드론돔은 대통령경호처와 로봇개 임대차 계약을 맺고 서울 용산 대통령실 경호를 위한 시범 운용을 시작했다. 당시 대통령경호처는 시범 운용 이후인 이듬해 예산을 편성해 로봇개를 구입해 운용하는 등 정식 도입을 준비한 바 있다. 하지만 한겨레가 2022년 11월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시절 고액 후원을 한 서씨가 대통령실 로봇개 운영 시범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는 보도를 한 뒤 대통령경호처는 로봇개 도입을 포기했다.

이날 재판에 나온 경호처 직원 ㄱ씨는 “(고스트로보틱스의 로봇개를) 구매는 하지 않는 게 맞다”면서 “깡통로봇인데 이걸 한 마리에 2∼3억원을 주고 사는 게 말이 되냐(라는 생각을 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고스트로보틱스 로봇개는) 배터리가 1∼2시간밖에 안 가서 실용적이진 않다”며 “보여주긴 좋을 수 있지만 도입은 부적절하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했다. 로봇개를 대통령 경호에 도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질문에 다른 경호처 직원 ㄴ씨도 “로봇개를 실제로 테스트해본 결과 보고서가 있던 거 같은데 (보고서에도) 운영하기엔 미흡하다고 됐던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ㄴ씨는 서씨가 로봇개 사업의 수의계약을 따낸 것에 ‘특혜 외압’은 없었다고 밝혔다. 서씨 변호인 쪽이 “경호처는 로봇개를 구입하려한 게 아니라 잠재 검토하려고 임차계약을 체결해 성능을 확인하려 한 것 아니냐”고 묻자, ㄴ씨는 “전체적으로 맞다”며 “특혜 외압을 느껴본 적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379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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