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지출 대비 소득 증가와 아파트 신규입주 감소 등 때문"
명목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88.6%·1%p↓…"가계대출 규제 등 영향"
투자 위축에 기업 순자금조달 축소…지출 증가에 정부 순자금조달은 '최대'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2026.4.6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지난해 지출보다 소득이 더 늘고 아파트 신규 입주가 줄면서 가계의 여윳돈이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기업의 경우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투자를 줄이고 자금을 적게 끌어 썼다.
한국은행이 9일 공개한 '2025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269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15조5천억원)보다 54조원 이상 늘어 2009년 해당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보통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순조달)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김용현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의 여윳돈(순자금 운용액) 증가 배경과 관련해 "지출 증가 폭을 웃도는 소득 증가와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감소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작년 자금 운용 규모(342조4천억원)도 2024년(248조8천억원)보다 약 100조원 가까이 불었다.
특히 국내외 지분증권·투자펀드 운용액과 보험·연금 준비금이 각 106조2천억원, 87조1천억원 늘었다.
김 팀장은 "가계·비영리단체 지분증권·투자펀드 운용 규모는 2021년 119조9천억원 이후 최대"라며 "주가가 올라 가계가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등에 투자한 자금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계가 작년 조달한 자금은 모두 72조7천억원으로, 전년(33조3천억원)보다 39조원 넘게 증가했다. 예금취급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이 61조9천억원 늘어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김 팀장은 "예금취급기관 외 기타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13조9천억원)은 증권사, 여신전문사 등의 대출"이라며 "아무래도 지난해 증권사의 신용공여나 주식담보대출이 증가한 것과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5년 말 88.6%로 전년 말(89.6%)보다 1.0%포인트(p) 낮아졌다.
김 팀장은 "88.6%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말 수준보다도 낮다"며 "지난해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가계부채 증가율이 GDP 증가율을 하회했기 때문"이라고 비율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지난해 순자금 조달 규모가 34조2천억원으로 2024년(77조5천억원)과 비교해 줄었다. 기업 순이익이 늘어난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져 투자가 둔화하면서 순자금 조달 규모가 축소됐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반대로 일반정부의 순자금 조달액은 1년 사이 36조1천억원에서 52조6천억원으로 뛰었다.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규모다. 김 팀장은 "정부 지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