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얼굴 AI 무단도용' 中드라마 논란…배우단체 대응 움직임

인기 숏폼 드라마서 배우 얼굴·음성 합성…"문학계도 '생성형 AI' 피해 우려"

중국 배우 이양첸시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숏폼 드라마' 업계를 휩쓸면서 배우들의 얼굴 도용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7일 전했다.

홍콩 명보와 중국 극목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바이트댄스(틱톡의 모회사)가 만든 숏폼 드라마 플랫폼 '훙궈돤쥐'(紅果短劇)은 최근 인기 AI 드라마 여러 편이 중국 대륙 유명 배우 이양첸시(易烊千璽)의 이미지를 도용해 이익을 취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자정 버스'나 '내게 좋은 환생을 시켜준다고? 좋아, 후회하지 마' 등 AI 생성 숏폼 드라마가 이양첸시의 얼굴과 목소리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것이다.

이양첸시의 소속사는 최근 성명에서 배우가 출연한 적도 없고 어떠한 AI 합성 권한도 부여한 적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또 영상의 즉각적인 삭제와 배포 중단을 요구했다.

훙궈돤쥐 숏폼 드라마의 인물 도용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훙궈돤쥐에 올라간 드라마 '복숭아꽃 비녀'에선 중국 한푸(漢服) 인플루언서인 '배추 한푸 메이크업'의 이미지가 악역으로 활용돼 네티즌들의 설왕설래를 낳은 바 있다고 명보는 전했다.

중국 배우들은 단체 대응에 나섰다.

중국 라디오·텔레비전 사회조직연합회(CFRTA) 산하 배우위원회는 2일 성명을 내고 "어떤 주체도 본인의 서면 동의 없이는 영상과 음성을 수집·사용·합성·전파할 수 없고, '비상업 용도' 등 표시 역시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선 훙궈돤쥐 플랫폼은 6일 'AI 숏폼 드라마의 소재 규정 위반 사용 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에 관한 공고'를 발표하고 무단 도용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훙궈돤쥐는 공고에서 최근 AI 숏폼 드라마의 이미지 도용 등 문제가 빈번해 올해 1분기 1만5천편의 작품을 전수 조사했고, 규정에 따라 670편을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권익 침해 논란이 있었던 작품은 모두 삭제했다고도 덧붙였다.

매체들은 문학 분야 역시 생성형 AI의 저작권 침해 문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마오둔 문학상' 수상자 류량청(劉亮程)은 최근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를 통해 "누가 내 이름으로 나 같으면서도 내가 아닌 글을 생성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어느 출판사가 중학교 교재를 만들면서 '류량청'의 글을 가져다 쓰려고 했는데, 출판사는 그 글이 산문집 '한 사람의 마을' 안에서 발췌한 것이라고 했으나 자신은 그런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글은 확인 결과 AI가 생성한 것이었다고 류량청은 덧붙였다.

중국 매체 현대쾌보는 출판업계 관계자를 인용, 현재의 저작권 침해 문제는 과거의 '해적판' 복제가 아니라 작가 '본인'을 직접 위조하는 수준이며 모옌(莫言)과 류전윈(劉震雲) 등 유명 작가들도 이미 피해를 당했다고 전했다.

이양첸시의 모습이 AI로 합성된 중국 숏폼 드라마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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