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재개방 요구 '최후통첩'…이란, 중동 전역 기반시설 공격 경고
이란, 4천㎞ 떨어진 인도양 英·美 공동기지에 탄도미사일 발사
이란·이스라엘, 핵시설 인근 공격 주고받으며 '보복에 보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김아람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 22일째인 21일(현지시간) 양측은 서로 핵시설 주변을 타격하며 공방 수위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요구하며 사실상 '최후통첩'에 나선 가운데, 이란은 더욱 파괴적인 수준의 보복을 예고하면서 향후 전쟁이 더욱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은 이날 핵시설이 위치한 이스라엘 남부 디모나시(市)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국의 핵심 핵 시설인 나탄즈 우라늄 농축단지를 공격한 데 따른 보복 차원의 공격이다.
이스라엘 보건부에 따르면 이란의 공습으로 디모나에서 6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인근 아라드 마을에서도 116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일부는 중상자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당국은 각각 핵시설 인근에서 비정상적인 방사능 수치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측이 서로 핵시설이 있는 지역에 대한 공격을 주고받으며 핵 위협은 점점 더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후 이스라엘은 즉각 재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디모나 등 남부 도시 피격 이후 수 시간 만인 22일 새벽 성명에서 "이란 테러 정권을 타깃으로 테헤란 중심부 공습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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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란을 향해 '초토화'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만약 이란이 지금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아무런 위협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obliterate)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원유 교역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이어가자, 이란의 국가 기반 시설로까지 타격 범위를 넓히겠다며 고강도 압박에 나선 것이다.
미군이 중동 지역에 해병대를 추가 파병하기로 한 데 이어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비한 내부 준비에 착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디에도 병력(지상군)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보낸다면 당연히 여러분(기자들)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더욱 심각한 보복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란군 대변인은 22일 반관영 타스님통신을 통해 "이란은 이제 '눈에는 눈' 원칙에서 나아가 군사 정책을 변경했으며, 적대국의 어떠한 공격에도 더 심각한 결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란군은 "이란의 연료 및 에너지 기반 시설이 적에 의해 공격받으면, 미국과 그 정권 소유의 역내 모든 에너지, IT, 담수화 기반 시설이 표적이 될 것"이라며 중동 전역의 주요 기반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미사일 위협이 종전보다 더욱 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이란은 20일 오전 본토에서 4천㎞ 떨어진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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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사거리 4천㎞에 달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간 사거리를 2천㎞로 제한해왔던 이란이 상한선을 넘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이 4천㎞급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추가로 보유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이번 발사는 영국 런던이나 프랑스 파리 등 서유럽 주요 도시가 이란의 공격 범위에 들어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본격적으로 참전할 경우 향후 전쟁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후티 반군이 이란을 도와 역내 선박 운항을 방해하고 걸프 지역 에너지시설을 타격하는 등 전방위적 군사 행동에 나서면 전쟁의 불씨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도 이란은 인근 걸프 지역 국가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는 수도 리야드를 향해 미사일 세 발이 날아오는 것을 탐지했다며, 이 중 한 발을 요격했으나 나머지 두 발은 비거주지역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란은 또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인근 군사기지를 향해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AFP통신은 이라크 보안 당국자를 인용해 바그다드 공항 내 미국 외교 및 물류 시설을 겨냥한 로켓과 드론 등 8차례의 공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날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주둔하는 이스라엘 군인들을 향해 로켓 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1명이 사망했다고 이스라엘 응급 구조대는 전했다. 지난 2일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교전이 시작된 이후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발생한 이스라엘 내 첫 사망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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