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근로소득세 부담 커지는데…연봉 2~5억 고소득층은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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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사이 전체 직장인의 실질 근로소득세 부담은 늘었지만 고소득 직장인의 부담은 그대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소비 여력이 큰 이들에게 이전보다 세금 감면 혜택이 더 많이 돌아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3일 한겨레가 국세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총급여(과세대상 근로소득·연봉) 2억원 초과~3억원 이하,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근로소득자의 근로소득세 실효세율은 2024년(소득 귀속연도 기준) 각각 22.2%, 27.1%였다. 두 구간의 실효세율 모두 2023년과 동일한 수치다. 전체 근로소득자의 실효세율은 2023년 6.6%에서 2024년 6.9%로 0.3%포인트 올랐다.

실효세율은 결정세액을 총급여로 나눈 백분율로, 실질 세금 부담을 보여주는 수치다. 명목세율이나 과세표준 구간 변경이 없으면 물가 상승, 연공서열식 급여체계 등의 영향으로 명목소득이 늘어 실효세율이 상승하는 게 일반적인데, 고소득 구간에선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상대적으로 세부담이 전에 비해 줄어든 셈이다.

과표 구간이 변경됐던 2023년 이전의 3년간은 전체 근로소득자의 실효세율은 올랐지만 해당 구간에선 오히려 하락했다. 전체 근로소득자의 실효세율은 2020년 5.9%에서 2021년 6.6%, 2022년 6.8%로 꾸준히 올랐다. 하지만 총급여 2억원 초과~3억원 이하 근로소득자의 실효세율은 2020년 22.9%에서 2021년 22.7%, 2022년 22.4%로 감소했다. 총급여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근로소득자의 실효세율은 2020년 27.6%에서 2021년 27.5%, 2022년 27.4%로 내려왔다.

이는 고소득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조세지출(비과세 및 세금 감면)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6년도 조세지출예산서 분석’을 보면, 2024년 상위 20개 조세지출 항목의 고소득자 귀착 비중은 2020년 대비 2.0%포인트 증가했고 중·저소득자는 2.0%포인트 감소했다. 1인당 소득공제액을 봐도 총급여 2억원 초과~3억원 이하 구간은 2020년 2008만원에서 2024년 2272만원으로,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구간은 2450만원에서 2777만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총급여 4500만원 초과~5천만원 이하 구간은 1090만원에서 994만원으로, 6천만원 초과~8천만원 이하 구간은 1506만원에서 1450만원으로 감소했다.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적용되면서 소득이 높을수록 납입액 등이 커지는 경향이 있는 보험료 특별소득공제, 연금계좌세액공제 등이 대표적인 항목이다. 2억원 초과~3억원 이하 구간은 보험료 특별소득공제액이 2020년 대비 2024년에 127만원(974만원→1101만원),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구간은 201만원(1528만원→1729만원) 증가했는데 4500만원 초과~5천만원 이하 구간은 19만원, 6천만원 초과~8천만원 이하 구간은 30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금계좌 세액공제 역시 같은 기간 2억원 초과~3억원 이하 구간과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구간은 각각 26만원, 25만원 늘었는데 4500만원 초과~5천만원 이하 구간과 6천만원 초과~8천만원 이하 구간은 각각 6만원, 7만원 늘었다.

이 기간 신용·체크카드 사용액 등에 대해 적용하는 소득공제 역시 2억원 초과~3억원 이하 구간은 274만원에서 333만원으로,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구간은 274만원에서 342만원으로 큰 폭 증가했다. 4500만원 초과~5천만원 이하 구간, 6천만원 초과~8천만원 이하 구간에선 오히려 감소했다.

정부가 오는 7월 말 내년도 세제 개편안 발표에 앞서 조세지출 제도를 재검토 중인 가운데, 이를 적극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경제학)는 “고소득자에 유리한 공제를 줄이는 등 제도를 정비해 세입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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