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의 2차 계엄 가능성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가 작성한 1252쪽 분량의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문을 20일 보면,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 해제 결의안 통과를 막으라고 하며 “결의안이 통과되었다고 하더라도 내가 두 번, 세 번 계엄하면 되니까 너네는 계속해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부분을 담았다. 2024년 12월4일 새벽 1시1분 국회는 계엄 해제 결의안을 의결했는데 윤 전 대통령이 국회를 무력화한 뒤 추가 계엄을 계획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대통령 관저 일대는 형사소송법 110조에 따라 군사상 비밀을 요하기에 책임자 승낙이 있어야 압수 또는 수색이 가능하다”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체포영장 집행에 형사소송법 110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책임자의 승낙을 받지 않았다 해도 체포영장 집행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군사상 비밀’은 대상 또는 목적물에 대한 규정이므로,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서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해 수색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윤 전 대통령 수사·기소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찰에 사건을 넘길 당시 법원은 관련 규정이 없다며 구속영장 연장을 불허했는데 1심 재판부는 검찰이 공수처의 기록을 받은 이후 추가로 수집한 증거들은 위법수집증거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권을 가지는 공수처로부터 기록을 송부 받은 검사는 공소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 이에 대하여 추가적으로 수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위반의 내용과 정도, 구체적인 경위와 회피가능성 등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증거능력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