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체육계, 이번엔 진짜 갈아엎어야 한다

48개국 대회에서 조별 탈락... 이게 말이 되나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대 1로 패배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솔직히 처음엔 그냥 성적이 나빴나보다 했어요. 근데 파고들면 들수록 이건 실력 차이가 아니라 썩은 조직이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더라고요.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각 조 3위도 상위 8팀까지는 32강에 올라가는 구조였어요. 사실상 떨어지기가 더 어려운 대회였다는 얘기죠. 근데 한국은 체코한테 겨우 역전승 하나 건지고, 멕시코랑 남아공한테 연달아 지면서 최종 10위로 탈락했어요. 이 정도면 실력 문제라고만 볼 수가 없어요.

 

감독 선임부터 틀렸다, 대한축구협회의 민낯 

홍명보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하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정몽규 회장이 2013년부터 무려 13년간 4연임을 해왔는데, 그 사이에 일어난 일들이 진짜 가관이에요. 클린스만 선임할 때는 전력강화위원회 구성도 되기 전에 혼자 면접 보고 낙점해버렸고, 홍명보 선임 때는 감독 추천 권한도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단독 면담 후 내정 발표를 강행했어요. 이사회 심의 의결 절차는 그냥 무시한 거죠.

 

감독 선임만이 아니었다, 비리의 끝이 없다 

한국 체육계, 이번엔 진짜 갈아엎어야 한다

축구협회 비위는 감독 선임에서 그치지 않아요. HDC 현대산업개발 임원을 불법 파견해 11년간 협회 핵심 업무를 장악하게 했고, 해당 임원 자문료를 월 250만 원에서 800만 원으로 인사위 의결도 없이 올려줬어요. 총 10억 원 상당이 이렇게 흘러간 거예요. 천안축구종합센터 설계 정보를 HDC에 유출해 입찰 특혜를 줬고, 국고보조금 허위 신청에 615억 원 불법 차입까지 했어요.

그나마 제일 기가 막힌 건 2023년에 승부조작 제명자 48명 포함해서 비위자 100명을 몰래 사면하려다가 여론에 뭇매 맞고 3일 만에 취소한 사건이에요. 이걸 버젓이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이 조직이 얼마나 도덕 불감증에 걸려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거잖아요.

 

 

정몽규 사퇴, 자발적 결단이 아니었다

정몽규 회장 사퇴도 자발적인 결단이 아니에요. 문체부 특정감사에서 중징계 요구가 나왔고, 행정소송 1심도 졌어요. 법원이 중징계 정당하다고 판결하자마자 항소해서 시간 끌다가, 결국 월드컵 끝나면 사퇴하겠다고 발표한 거예요. 월드컵 성적 좋으면 명분 쌓고 기득권 유지하려는 계산이었는데, 최악의 성적으로 끝나면서 그 시나리오가 완전히 무너진 거죠.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더 황당한 게 있어요. 회장이 사퇴하면 60일 이내에 차기 회장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추진하는 직선제 도입이 아직 안 된 상태거든요. 그 타이밍을 노린 거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직선제로 바뀌기 전에 기존 간선제 방식으로 재빨리 자기 사람을 후임으로 꽂아놓고 물러나겠다는 속셈이라는 거예요.

실제로 한 축구인은 "현행 선거제도는 정몽규 회장 측근 외에 다른 사람들이 당선되기 어려운 구조다. 차범근이나 손흥민 할아버지가 와도 안 된다"고 했고, "정몽규 회장의 사퇴 발표는 다른 변수를 숨기고 있는 쇼"라고 직격했어요. 과거에도 정몽준 전 회장이 물러날 때 측근인 조중연 부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회장이 됐던 전례가 있거든요. 완전히 판박이 시나리오인 거죠.

그래서 축구계 안팎에서는 직선제 제도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이후에 차기 회장 선거를 치러야 이 꼼수를 막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요. 사퇴 타이밍 하나까지 철저하게 계산된 거였던 셈이에요.

 

축구협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도 마찬가지예요. 안세영 선수 작심 발언으로 시작됐는데, 조사해보니 김택규 회장이 후원사로부터 셔틀콕이랑 용품 1억 5천만 원어치를 이사회 승인도 없이 구두로 받아서 대의원총회 기념품 등으로 뿌려온 게 드러났어요. 경찰이 협회랑 요넥스 코리아 압수수색까지 했고, 문체부는 해임 요구에 수사 의뢰까지 했어요. 세계 정상급 선수한테 특정 후원사 용품을 강제로 쓰게 해서 부상 위험까지 키운 것도 진짜 말이 안 되는 부분이에요.

한국 체육계, 이번엔 진짜 갈아엎어야 한다

 

대한체육회는 또 어때요. 감사원 감사 결과 성범죄 폭력 전과가 있는 지도자 222명이 버젓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었다는 게 밝혀졌어요. 학폭 처분 받은 학생 선수 152명도 출전 정지 규정 피해서 대회 나가고 있었고요. 이기흥 전 회장은 채용 면접 점수 조작, 올림픽 직책 대가로 물품 대납 요구, 후원사한테 4700만 원짜리 침대 세트 받아서 개인 사용하는 등 비위가 쏟아져 나왔고 결국 4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어요.감사원이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감사 결과 다양한 부조리가 확인됐다. 뉴스1

 

왜 이 구조가 계속 반복되는가 

세 기관이 공통적으로 가진 문제가 하나 있어요. 소수 대의원에 의한 간접 선거제로 회장을 뽑다 보니 한번 권력 잡으면 내부 카르텔로 계속 연임할 수 있는 구조라는 거예요. 감시도 없고, 견제도 없고, 책임도 안 지는 구조가 수십 년간 굳어진 거죠.

 

직선제 도입, 방향은 맞지만 현실은 복잡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선제 도입을 강력히 지시했는데, 방향 자체는 맞다고 봐요. 근데 넘어야 할 장벽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IOC 헌장 때문에 정부가 직접 강제하면 올림픽 자격 박탈 제재를 받을 수 있고, 70만 명에 달하는 등록 인원 중에 누가 진짜 선거권자인지 검증도 안 돼요. IOC 규정상 올림픽 종목 비율을 50% 이상 유지해야 하는데 직선제 도입하면 이게 수학적으로 충족이 거의 불가능해요. 그래서 이 개혁이 선언으로 끝날 가능성을 저는 꽤 높게 보고 있어요.

한국 체육계, 이번엔 진짜 갈아엎어야 한다

직선제보다 먼저 해야 할 것들 

직선제 논의보다 이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KOC를 대한체육회에서 완전히 분리해서 정부 감사가 100%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 비위 전력자는 후보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상설 검증위원회를 설치하는 것, 모든 체육 단체의 회계 내역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이 세 가지가 선행되지 않으면 직선제를 도입해도 새 얼굴이 똑같은 짓 하는 그림만 반복될 거예요.

이번 월드컵 참사가 그냥 축구 못 해서 진 것으로 기억되지 않았으면 해요. 조직이 썩으면 결과도 썩는다는 걸, 이번엔 제대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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