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야프라이스
축구 경기 하나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한 국가의 자존심이나 역사적인 순간과 맞물리는 장면은 언제 봐도 참 신기하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주는 것 같아요.
이번 벨기에전에서 이란의 베이란반드 골키퍼가 보여준 무실점 활약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 결과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나라 안팎으로 복잡한 정치적, 군사적 상황이 얽혀 있는 시기에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낸 모습은 국민들에게 단순한 위로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버팀목처럼 느껴졌을 게 분명해요. 경기장에서 공을 막아내는 행위가 국가의 땅을 지키는 전사의 모습으로 치환되는 과정을 보면서, 스포츠가 가진 사회적 영향력이 얼마나 거대한지 다시 한번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국제 경기나 중요한 대항전을 보며 온 마음을 졸였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어요. 경기 결과에 따라 온 동네 분위기가 들썩이기도 하고, 완전히 모르는 사람들과도 국가대표팀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가 되어 울고 웃었던 적이 다들 한 번쯤은 있잖아요. 저 역시도 정말 중요한 시합에서 우리나라 골키퍼가 상대편의 결정적인 유효 슈팅을 극적으로 막아냈을 때, 가슴이 쿵쾅거리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그 선방 하나가 주는 짜릿함과 안도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는데, 지금 이란 국민들이 베이란반드 선수를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도 그때 제가 느꼈던 감정과 비슷하면서도 훨씬 더 간절하고 묵직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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