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으며 가슴이 참 답답하고 먹먹했습니다. 부모가 피땀 흘려 번 7천만 원을 갚아주고, 시설에 보내는 등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음에도 결국 다시 도박에 손을 댔다는 대목에서는 한 가정의 무력감과 절망이 고스란히 전해져 남 일 같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보며 도박 중독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하게 느꼈습니다. 흔히 아이들이 도박을 한다고 하면 '철이 없어서' 혹은 '용돈이 부족해서' 일탈을 벌인다고 가볍게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억 단위의 빚을 지고 중고거래 사기까지 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은, 이것이 단순한 비행이 아니라 개인의 의지로는 절대 멈출 수 없는 심각한 ‘질병의 증거입니다.
특히 가장 뼈아프게 다가온 부분은 부모의 대리 변제였습니다. 자식을 위기에서 구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빚을 대신 갚아준 것이 아이에게는 ‘어떻게든 해결된다’는 왜곡된 안도감을 주어 재범의 문을 열어준 셈이 되었습니다. 도박 빚을 갚아주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다름없으며, 경제적 수습보다 정신과적 치료와 전문 상담이 선행되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큽니다.
또한, 스마트폰 하나로 초등학생까지 손쉽게 불법 도박에 접근할 수 있는 지금의 환경은 어른들의 방조가 만든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탈을 쓴 불법 도박 사이트들이 SNS와 또래 문화를 타고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데, 학교의 형식적인 예방 교육과 솜방망이 처벌로는 이를 막아내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청소년 도박 문제는 결코 한 가정의 부모가 홀로 짊어질 수 있는 짐이 아닙니다. 가족 전체가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피폐해지기 전에, 국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합니다. 불법 도박 사이트와 관련 금융 계좌를 철저히 차단하는 것은 기본이고, 적발된 아이들에게는 단순한 처벌이 아니라 의무적으로 장기 치료를 받게 하는 사회적 안전망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합니다. 한 아이의 영혼과 가정이 송두리째 무너지기 전에 우리 사회가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