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중독은 이제 성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인 청소년들까지 깊숙이 파고든 심각한 재난 수준의 현상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청소년 도박 자진신고 인원이 1700명을 넘어섰고, 평균 연령은 불과 15.5세에 불과하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근하며, 친구의 권유나 호기심으로 시작해 결국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빚을 지거나 범죄에 연루되는 지경에 이른다. "저도 끊고 싶어요"라는 아이들의 절박한 호소는 개인의 의지 박약이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청소년 도박의 가장 큰 특징은 진입 장벽이 낮고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모바일 게임 형태의 불법 도박은 가상 화폐나 소액 결제를 통해 마약처럼 뇌의 보상 회로를 망가뜨린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기, 절도, 중고 거래 범죄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비율도 급증하고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 10개월간 평균 300만 원이라는 금액은 경제력이 없는 청소년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천문학적인 액수이며, 이를 메우기 위해 사채까지 손을 대는 아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속과 처벌 위주의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미 늪에 빠진 청소년들을 비난하기보다, 이들이 숨지 않고 자진해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회복 중심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정부와 교육 당국은 학교 현장에서 실효성 있는 도박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고, 도박 중독 청소년들이 전문적인 치유 프로그램과 심리 상담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불법 도박 사이트의 유통 경로를 원천 차단하는 강력한 기술적·법적 제재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청소년 도박이라는 거대한 블랙홀은 우리의 아이들을 계속해서 집어삼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