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사망보험금 58억 수령인이 딸도 몰랐던 동창생, 서류상 자매였다

사진: E채널제공

 

우리가 매일 접하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은 저마다의 이름을 달고 대중의 기억 속에 자리 잡습니다. 언론은 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해, 혹은 사건의 특징을 단번에 전달하기 위해 특정한 키워드를 조합하여 사건명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명 부여 방식이 때로는 범죄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억울한 피해자의 눈물과 절규를 가려버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최근 방송된 E채널의 예능 프로그램 용감한 형사들5 19회 끝나지 않은 사건 디 편에서는 '왜 이렇게 부를까'라는 주제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 사건명 속에 꽁꽁 숨겨져 있던 충격적인 이야기와 그 이면의 진실을 심도 있게 짚어내며 우리 사회에 묵직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대중의 기억에 강하게 남는 문구가 널리 퍼지는 현상을 이른바 스티커 이론으로 설명하며, 자극적인 스티커가 붙음으로써 정작 우리가 분노하고 기억해야 할 사건의 진짜 본질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을 수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이는 우리가 범죄를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는 뼈아픈 일침입니다.

떡이 부른 단순 사고로 위장된 58억 원 사망보험금의 서늘한 음모

사건명이 실제 범죄의 끔찍한 본질을 완벽하게 가려버렸던 가장 대표적이고 소름 끼치는 사례는 바로 마산에서 발생했던 이른바 쑥떡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초기 현장에서 피해자가 먹다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쑥떡이 발견되면서, 누구나 흔히 겪을 수 있는 단순한 기도 폐쇄에 의한 안타까운 사고사로 추정되며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사고로 묻힐 뻔했던 이 사건의 이면에는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상상조차 하기 힘든 서늘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경찰의 끈질긴 수사 결과, 사망한 피해자의 이름으로 무려 17개에 달하는 엄청난 수의 생명 보험이 집중적으로 가입되어 있었고, 그 사망보험금의 총합계가 자그마치 58억 6천만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습니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이 막대한 보험금을 수령하도록 지정된 수령인의 정체였습니다. 

 

58억 원의 수령인은 피해자가 평생 배 아파 낳아 길러온 친딸조차 그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던 피해자의 중학교 동창생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이 동창생은 사건 발생 약 7년 전, 피해자와 은밀하게 입양 절차를 거쳐 서류상 자매 관계를 맺어둔 인물로 밝혀졌습니다.

 

 이 치밀하고 악랄한 동창생은 범행 이후 보험사들을 상대로 거액의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까지 뻔뻔하게 제기했으나, 다행히 사법부의 철퇴를 맞고 패소하며 그 끔찍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쑥떡 사건이라는 다소 해프닝 같고 안타까운 꼬리표 뒤에는, 오랜 시간 동안 치밀하게 설계된 58억 원짜리 살인 비극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고급 외제차의 화려함에 묻혀버린 음주 뺑소니의 참혹함과 피해자의 피눈물

자극적인 스티커가 범죄의 잔혹성을 가려버린 또 다른 비극은 2024년 새벽 광주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고급 외제차 뺑소니 사건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새벽녘 광주의 도로를 질주하던 이 고급 외제차는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무자비하게 들이받는 참혹한 사고를 냈습니다. 

 

그 충격으로 오토바이는 본래의 형체를 도저히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하게 파손되었고,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20대 젊은 커플 중 여성은 안타깝게도 숨을 거두었으며 남성은 전치 24주라는 끔찍한 중상을 입고 생사의 기로에 서야 했습니다. 

 

가해 차량은 사고를 낸 직후 쓰러진 피해자들을 구호하기는커녕 현장에서 무려 약 500미터를 그대로 달아났고, 이후 운전자는 동승자와 함께 미리 준비된 다른 차량으로 옮겨 타는 치밀함을 보이며 2차 도주까지 감행하는 악랄함을 보였습니다. 

 

경찰의 꼼꼼한 영상 분석 결과, 가해 차량은 제한 속도가 시속 50킬로미터인 시내 도로에서 무려 시속 128킬로미터라는 광란의 질주를 벌인 뒤 오토바이를 후미에서 그대로 추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고 직전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거나 차선을 변경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영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가해자는 사건 발생 3일째 되던 날, 강남의 한 호텔 앞에서 해외로 출국을 시도하던 정황이 발각되며 극적으로 체포되었습니다. 

 

경찰은 사고 전 가해자가 술집에서 나오는 모습과 술값 영수증이라는 결정적 정황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 발생 후 도주하며 시간이 지체된 탓에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입증하지 못해 결국 음주 운전 혐의는 적용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가해자는 징역 7년 6개월이라는 형을 선고받았으나, 이 사건은 대중의 뇌리에 오직 광주 마세라티 뺑소니 사건이라는 이름으로만 굳어지고 말았습니다. 

 

음주운전 피해자는 제발 우리 딸이 마지막이길 소망한다는 사랑하는 딸을 잃은 아버지의 절절하고 피맺힌 인터뷰와 절규보다, 가해자가 몰았던 고급 외제차의 화려한 이름만이 대중의 기억에 더욱 강렬하게 각인된 서글픈 현실입니다.

부의 과시가 되어버린 범죄명,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이 남긴 씁쓸한 교훈

비슷한 사례로 2023년 발생하여 전 국민적 공분을 샀던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역시 자극적인 명명 방식이 가져온 부작용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20대 여성이 억울하게 뺑소니를 당해 뇌사 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다 결국 숨을 거둔 이 비극적인 사건은, 가해자가 몰았던 초고가 차량의 이름표를 달고 널리 소비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박미옥 전 형사는 수입차 카푸어도 많은데 강남이 태그된 사건은 부자 사건처럼 개인의 일탈이 마치 지역의 문제처럼 언급되기도 한다며 씁쓸함을 표했습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 또한 이러한 명명 방식이 일종의 확증 편향이라고 꼬집으며, 고급차 오너들은 사회적 경제적 위치가 있을 것이라고 대중들이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만든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범죄의 잔혹함과 피해자의 고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가해자의 재력과 부를 상징하는 차량 브랜드만이 사건의 본질을 덮어버린 채 자극적으로 소비되는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는 피해자를 두 번 울리고, 모방 범죄나 범죄자에 대한 그릇된 우상화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언론과 대중 모두가 심각하게 경계해야 할 현상입니다.

크림빵 뺑소니와 어금니 아빠, 사건명이 낳은 극명한 대조와 여론의 양면성

반면, 사건명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여론을 결집시키고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따뜻하고 슬픈 사례도 존재합니다. 2015년 온 국민을 울렸던 청주 크림빵 뺑소니 사건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밤늦게까지 고된 일을 마치고 임용고시에 합격한 만삭의 아내를 축하하기 위해 그녀가 평소 좋아하던 크림빵을 사 들고 귀가하던 중 참혹한 뺑소니 사고를 당해 숨지고 말았습니다. 

 

뱃속의 아이를 채 안아보지도 못한 젊은 가장의 이 안타깝고 시린 사연이 크림빵이라는 애틋한 단어와 함께 널리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뺑소니범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강력한 여론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제보가 들불처럼 일어났습니다. 

 

결국 전 국민적 분노와 수사망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범인은 사건 발생 19일 만에 경찰에 자수하며 사건은 극적으로 해결될 수 있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건의 본질과 전혀 무관한 이름으로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국민적 분통을 샀던 사례도 있습니다. 바로 2017년 세상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이영학 사건입니다. 이영학은 자신의 딸의 친구를 유인해 끔찍하게 살해한 뒤 유기한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사건 발생 이후 대중들은 그를 이영학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바로잡아 부르려 무던히 노력했지만, 정작 사건 발생 초기에는 그가 과거 방송에 출연하여 거대 백악종이라는 희귀병을 앓는 딸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불쌍한 아버지로 포장되면서 얻었던 선한 이미지의 별명인 어금니 아빠라는 호칭이 사건명처럼 널리 사용되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끔찍한 살인마에게 어금니 아빠라는 온정적인 꼬리표가 계속해서 따라붙는 것은 유족들을 끔찍하게 조롱하는 것이자 범죄의 심각성을 크게 희석시키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자극적 소비를 멈추고 범죄의 본질과 남겨진 이들의 눈물에 주목해야 할 때

경찰 내부의 시각과 언론이 사건을 바라보고 이름 붙이는 방식에는 커다란 차이가 존재합니다. 박미옥 전 형사는 경찰 내부에서는 빠른 보고와 신속한 사건 해결을 위해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나 장소, 시간 등을 활용하여 건조하게 이름을 붙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언론과 미디어를 거치며 대중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사건은 마세라티, 롤스로이스, 쑥떡 등 자극적인 스티커로 도배되며 원래의 비극적인 얼굴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의 지적처럼, 우리는 이제 자극적으로 소비되는 이름 짓기를 단호하게 지양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가해자가 탔던 고급 자동차의 브랜드 명이나 화제성 있는 물건이 아니라, 차가운 도로 위에서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피해자들의 이름과 유족들이 흘리는 뜨거운 피눈물입니다. 

 

58억 원이라는 탐욕에 희생된 한 여성의 억울함, 128킬로미터의 광란의 질주에 꺾여버린 젊은 연인의 꿈, 만삭의 아내를 두고 떠난 젊은 아빠의 못다 한 사랑에 공감하고, 그 죽음들이 헛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의 허점을 매서운 눈으로 감시하는 것만이 남겨진 우리 사회의 마땅한 책임이자 의무일 것입니다. 사건명 뒤에 숨겨진 차가운 진실을 똑바로 직시하고 억울한 희생을 잊지 않는 성숙한 사회적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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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까스나무
    진짜 세상에는 별일이 다있네요
    동창생이 그랬다는게 충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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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뚜#sqWZ
    별의 별 일이 다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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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수
    친딸도 모르게 서류상 자매까지 맺어가며 58억 보험금을 노린 동창생의 치밀함에 소름이 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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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해뭐해#GhtL
    어떻게 이런 상식 밖의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는지
    정말 돈에 눈이 먼저 인간들이 가증스럽네요.
    그것도 범인이 동창생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