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제목만 봤을 때는 솔직히 조금 놀랐어요.
190억이라는 숫자가 워낙 크잖아요.
그런데 내용을 읽어보니 단순히 빚이 많은 연예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왜 그렇게까지 두리랜드를 놓지 못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임채무 씨가 1990년 어린이 테마파크를 만든 뒤 37년 동안 두리랜드를 운영해왔고 그 과정에서 190억 원의 빚과 부도 위기까지 겪었다고 합니다.
전성기 시절에는 목동 상가와 여의도 집까지 처분하고 약 250억 원을 투자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저는 이 부분에서 조금 복잡한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는 "그 정도 빚이면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저도 처음에는 그런 생각이 아주 없지는 않았어요.
가족이 있고 앞으로 살아갈 날도 있는데 개인 재산까지 처분하면서 계속 운영한다는 게 현실적으로는 너무 무모한 선택처럼 보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임채무 씨가 왜 계속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어린이 테마파크를 만들게 된 계기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해요.
예전에 촬영지 근처 계곡에서 술에 취한 어른들 사이로 아이들이 다치는 모습을 보고 놀이공원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두리랜드를 처음 운영할 때는 입장료를 받았는데 아이와 함께 온 젊은 부부가 입장료가 부족해서 들어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개장 일주일 만에 입장료를 없앴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유료로 운영되고 있지만 거의 30년 가까이 입장료 없이 운영했다는 것도 참 대단하면서 한편으로는 왜 그렇게 경영이 어려웠을지 이해가 되기도 했어요.
저라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싶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모든 빚과 걱정을 잊는다는 게 저한테는 아직 잘 상상이 안 됩니다.
저는 아무리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해도 대출이나 빚이 계속 쌓이면 밤잠부터 걱정될 것 같거든요.
특히 가족이 있다면 더더욱 현실적인 선택을 하게 될 것 같고요.
그런데 임채무 씨는 아이들이 차에서부터 신나서 뛰어오는 모습을 보면 자신도 웃게 되고 그 순간에는 세상의 고통을 다 잊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내년이면 80세가 되는데도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늙을 시간이 없고 아이들이 자신에게 삶을 준다고 했다는데 이 말은 조금 뭉클하더라고요.
저는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 그런지 이런 이야기를 볼 때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놀이공원에 가면 그냥 신나서 뛰어다니잖아요.
부모 입장에서는 입장료 얼마인지 음식값 얼마인지 주차는 편한지 이런 현실적인 것부터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그냥 눈앞에 있는 놀이기구 하나만 봐도 그렇게 좋아하죠.
저도 아이 데리고 어디 한번 다녀오면 하루 종일 힘들어서 녹초가 되는데 아이가 집에 와서 "오늘 진짜 재밌었어" 한마디 하면 또 다음에 데리고 갈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마음을 조금 더 크게 키워놓은 게 두리랜드가 아닐까 싶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190억이라는 빚이 가벼운 문제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뜻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해도 결국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고 빚은 누군가가 갚아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 이야기를 무조건 "대단하다"라고만 칭찬하고 싶지는 않아요.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임채무 씨가 두리랜드를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과 별개로 그 과정에서 가족이나 본인이 감당해야 했던 부담도 분명히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본인은 "내 몸이 거동하지 못할 때까지, 눈감을 때까지 하겠다"고 이야기했다는 게 참 강한 의지인 것 같아요.
사람마다 살아가는 이유가 정말 다른 것 같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돈을 많이 버는 게 목표일 수 있고 누군가는 가족을 위해 안정적으로 사는 게 가장 중요할 수도 있죠.
또 누군가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손해처럼 보이는 일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될 수도 있고요.
임채무 씨에게 두리랜드가 그런 존재인 것 같아요.
저라면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190억이라는 빚이 생겼다면 중간에 여러 번 포기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37년 동안 계속 운영해왔다는 걸 보면 단순한 고집만으로 설명하기도 어려워 보여요.
오랜 시간 동안 두리랜드를 찾아온 아이들이 자라서 부모가 되고 다시 자기 아이를 데리고 오는 모습을 보면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들이 조금은 보상받는 기분도 들 것 같고요.
특히 아이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평생 남기도 하잖아요.
어릴 때 부모님 손잡고 갔던 놀이공원이나 동물원 같은 곳을 어른이 된 뒤에도 기억하는 것처럼요.
그런 추억을 만들어주는 공간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들어요.
좋은 일을 계속하기 위해 내가 감당해야 하는 희생은 어디까지가 적당한 걸까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면 빚이 생겨도 계속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어느 순간에는 가족과 나 자신을 위해 내려놓는 것도 용기인지.
저는 아직도 어느 쪽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임채무 씨에게는 두리랜드를 계속하는 것이 후회 없는 삶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이 똑같은 선택을 한다면 꼭 같은 결과가 나오리라는 보장도 없으니까요.
그래도 이번 이야기를 보면서 하나는 확실히 느꼈어요.
나이가 들수록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일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고민하게 될 텐데, 78세에도 이렇게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떠실 것 같아요?
190억이라는 큰 빚을 감당하면서도 내가 정말 좋아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끝까지 이어가시겠어요?
아니면 사랑하는 일이라도 가족과 내 노후를 생각해서 어느 정도 선에서는 과감하게 내려놓으실 것 같나요?
저는 아무래도 후자에 가까울 것 같은데 다른 분들은 어떤 생각이신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