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사를 읽으면서 무엇보다 씁쓸했던 것은 성범죄 피해 사건에서 수사기관의 초기 판단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를 다시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특히 실제 현장에 없었던 아내가 피의자로 특정되고, 정작 진범이었던 남편이 아내를 내세워 수사를 혼란스럽게 했다는 사실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생각해볼 부분은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검찰의 보완수사로 경찰의 초기 수사에서 발견하지 못한 진실이 밝혀졌다는 내용의 기사가 반복적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물론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고 진범을 찾아낸 검찰의 보완수사 자체는 국민 입장에서 환영할 일입니다. 피해자와 무고하게 범인으로 몰린 사람을 구제하는 것이 수사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례가 반복해서 소개되면서 언론이 은연중에 '보완수사가 없으면 경찰은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다'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심어주는 것은 아닌지 경계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경찰의 잘못이나 무능이 있다면 그것 역시 철저히 따져 책임을 묻고, 필요한 경우 징계나 인사 조치 등을 통해 고쳐나가야 합니다. 잘못을 고칠 수 있는 조직이 더 나은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어느 조직이든 권한이 커질수록 그 권한을 어떻게 통제하고 책임을 물을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검찰 역시 예외일 수 없습니다. 과거 여러 사건을 통해 수사기관의 판단과 권한 행사에 대한 통제와 책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만큼, '어느 기관이 수사하느냐'보다 '잘못된 수사를 어떻게 발견하고 바로잡으며 책임을 지게 하느냐'가 훨씬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경찰이든 검찰이든 국민이 원하는 것은 기관 간 힘겨루기가 아니라 정확하고 공정한 수사입니다. 경찰의 실수는 엄정하게 바로잡고, 검찰의 수사 역시 객관적인 검증과 책임에서 자유로워서는 안 됩니다. 특정 기관을 띄우거나 다른 기관을 깎아내리는 식의 기사에 무조건 휩쓸리기보다 사건의 전체 과정과 제도적 맥락을 함께 살펴보는 시민의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의 보도 역시 기관 간 경쟁을 부추기기보다 피해자와 국민의 권리를 중심에 두고 사실을 균형 있게 전달해 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