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뉴스를 보다가 정말이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기사들을 연달아 마주했네요. 남의 일 같지 않은, 어쩌면 당장 내일 우리 집에서 벌어질 수도 있는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의 끔찍한 비극에 대한 이야기였거든요.
우리가 늙어가면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암도 아니고 바로 치매라는 사실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끼며, 이 참담한 현실을 우리 회원님들과 아주 깊이 있게, 날 것 그대로 이야기해보고 싶어 이렇게 긴 글을 씁니다.
1️⃣ 의견 - 이 뉴스,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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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치매라는 병은 환자 본인의 기억을 지우는 것을 넘어, 그를 사랑하고 돌보는 온 가족의 삶과 영혼까지 갈기갈기 찢어놓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이라는 사실이에요.
기사 내용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정말 숨이 막혀요. 전북에서 80대 아버지가 70대 아내와 50대 아들을 흉기로 찔러, 결국 아들이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참극이 벌어졌어요.
도대체 여든이 넘은 노인이 왜 자기 핏줄을 향해 칼을 휘둘렀을까요? 바로 치매 때문이에요.. 치매 병세가 악화된 아버지가 이른 새벽에 집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행여나 길을 잃거나 다치실까 봐 외출을 말리던 아들과 아내에게 이성을 잃고 흉기를 휘두른 거예요.
그 아들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온전치 못한 아버지를 보호하려던 그 애틋한 효심이, 결국 아버지가 휘두른 칼날에 핏빛 비극으로 끝나버렸잖아요. 남겨진 70대 노모는 남편이 아들을 죽였다는 이 끔찍한 현실을 도대체 어떻게 견디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했을 아버지의 두 손이, 치매라는 악마에게 영혼을 먹혀버린 탓에 자식의 목숨을 끊는 무기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원통하고 기가 막힙니다.
이뿐만이 아니에요. 경기 의왕시에서는 80대 할머니가 무려 7년 동안 치매에 걸린 남편을 돌보다가, 끝내 남편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2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는 기사가 있었어요.
여러분, 7년이라는 세월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젊은 사람도 감당하기 힘든 것이 중증 환자 병수발인데, 본인 몸 하나 건사하기도 버거운 80대 노구가 되어버린 아내가 기억을 잃어가는 남편을 7년이나 홀로 돌보았어요.
대소변을 받아내고, 밥을 떠먹이고, 밤낮없이 밖으로 나가려는 걸 억지로 붙잡고, 심지어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한 채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을 상대하며 하루하루 피가 마르고 뼈가 삭았을 거예요.
남편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자 순간적으로 절망과 한계에 부딪혀 버린 아내는 재판 과정에서 남편이 멀티탭 전선에 우연히 목이 감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하려 애썼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실형을 선고했어요. 물론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죄는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기에 법의 심판은 단호해야 하겠죠.
하지만 저는 묻고 싶어요. 과연 이 할머니를 단순한 '살인자'로만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개인의 도덕성이 타락해서 벌어진 범죄가 아니라, 사회적 안전망이 철저히 붕괴된 상태에서 한계 상황에 내몰린 힘없는 노인이 저지른 '사회적 타살'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7년 동안 그 끔찍한 간병 지옥 속에서 이 할머니가 기댈 수 있는 곳은 도대체 어디에 있었을까요? 감옥에 갇혀 남은 여생을 보내게 될 이 할머니의 처지가 너무나 서글프고 가엾어서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옛말을 넘어, '긴 간병에 가족은 파멸한다'는 참혹한 현실을 우리는 똑똑히 목도하고 있네요...
하지만 이토록 절망적인 기사들 사이에서도 아주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알리는 소식이 하나 있었어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니, 동네의 치매주치의에게 지속적인 상담과 관리를 받은 경증 치매 환자들의 요양병원 입원율이 크게 줄어들고 증상 악화도 막을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어요.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가 거주하는 동네의 전문의로부터 치매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까지 묶어서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게 하는 시범사업이었대요. 이렇게 한 의사 선생님께 꾸준히 진료를 받으니 환자들이 약을 제때 챙겨 먹는 비율도 높아지고, 폭언이나 배회 같은 이상 행동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해요. 우울증 점수도 크게 낮아졌고요.
이게 바로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돌봄의 방향성' 아닐까요? 치매 환자는 단순히 기억력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여러 노인성 질환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이 병원 저 병원 떠돌며 약을 한 움큼씩 타 먹는 기존의 방식 대신, 내 상태를 가장 잘 아는 동네 주치의가 내 건강 전체를 포괄적으로 관리해 준다면 환자도 안심이 되고 가족들의 수고도 훨씬 덜 수 있겠죠.
물론 아직 한계는 뚜렷해요. 이 좋은 시범사업에 참여를 신청한 의료기관 중 실제 서비스를 제공한 곳이 고작 24.6%에 불과하고, 무엇보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한 방문 진료 이용률이 1.4%밖에 안 된다는 건 제도의 문턱이 여전히 높다는 뜻이니까요.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확실한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인프라를 대폭 늘려야만 이 제도가 껍데기만 남지 않고 환자 가족들을 구출해 내는 진짜 동아줄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2️⃣ 경험 - 직접 겪어봤는데 저는 이렇게 느꼈어요
이 가슴 아픈 존속 살해 기사들을 읽으면서, 제 머릿속에는 몇 년 전 치매에 걸린 친정어머니를 모시며 그야말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던 제 가까운 지인, '명희(가명)'의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했어요.
명희는 참 효녀였어요. 홀로 되신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어머니가 일흔을 넘기시면서 조금씩 이상 행동을 보이셨대요. 처음엔 찌개에 소금을 들이붓거나 냉장고에 리모컨을 넣어두는 식이었지만, 점점 증세가 심해지더니 나중에는 사랑하는 딸인 명희를 향해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퍼붓고, 도둑년이라며 머리채를 휘어잡기 일쑤였어요.
제가 잊지 못하는 어느 늦은 밤의 전화 통화가 있어요. 명희가 울음이 가득 찬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와서는 피를 토하듯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언니, 나 방금 엄마 입을 베개로 틀어막을 뻔했어. 엄마가 밤새도록 벽에 똥을 칠하고 다녀서 그거 닦아내느라 한숨도 못 잤는데, 아침에 내가 차려준 밥상을 다 엎어버리면서 나더러 밥에 독을 탔다며 악을 쓰잖아. 순간 눈이 확 뒤집히는데, 진짜 엄마고 뭐고 다 끝내버리고 나도 혀 깨물고 죽고 싶더라. 근데 엄마가 갑자기 제정신이 돌아왔는지 나를 빤히 보면서 '우리 명희 밥은 먹었누...' 이러는데, 내가 짐승만도 못한 년 같아서 엄마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어. 나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 언니."
그 절규를 들으며 저도 수화기 너머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명희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치매라는 병이 사람의 존엄성을 갉아먹고, 간병하는 가족의 영혼까지 갉아먹어 기어이 밑바닥의 악의를 끌어내고 마는 무서운 병이니까요.
명희는 그렇게 5년을 버티다가 결국 스스로 극심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얻어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고, 어머니는 결국 요양병원으로 모실 수밖에 없었어요. 요양병원에 모셔다드리고 온 날, 명희가 죄책감에 시달리며 식음을 전폐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기사 속에 등장한, 아들을 찌른 아버지나 남편을 목 졸라 죽인 아내 역시 본래부터 악한 사람들이 절대 아니었을 거예요. 평범하게 가족을 사랑하며 살아왔지만, 치매라는 통제 불능의 재난 속에서 하루하루 이성과 인내심이 깎여나가다가 결국 벼랑 끝에서 이성의 끈이 툭 끊어져 버린 가여운 희생양들인 거죠.
우리가 흔히 '가족이니까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쉽게 말하지만, 중증 치매 환자의 돌봄은 이미 가족의 사랑과 의지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아득히 넘어선 영역이에요. 치매 환자가 밤새 돌아다니면 가족은 뜬눈으로 밤을 새워야 하고, 다음 날 출근을 하거나 일상을 영위하는 건 아예 불가능해져요.
직장을 잃고, 경제적으로 궁핍해지고, 사회적으로 철저히 고립되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국가가 끊어주지 않으면 앞으로 이런 끔찍한 가족 비극은 우리 주변에서 계속해서, 더 잦은 빈도로 터져 나올 게 불 보듯 뻔합니다.
3️⃣ 질문 - 이 상황이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숨 막히게 답답하고 두려운 현실 앞에서, 저는 그저 한숨 쉬고 남 일처럼 동정하는 것을 넘어서서, 치열하게 현생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서플 회원님들과 함께 아주 현실적이고 무거운 질문들을 나누며 돌파구를 찾아보고 싶어요.
첫째, 가족 중 누군가가 중증 치매에 걸려 24시간 돌봄이 필요해졌을 때, 우리는 '재가 돌봄(집에서 모시는 것)'과 '요양 시설 입소'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진짜 가족을 위한 길일까요?
부모님이나 배우자를 요양병원에 모시는 것에 대해 여전히 '불효'라거나 '가족을 버리는 짓'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남아있어요. 하지만 가족 모두가 우울증에 걸리고 파멸하는 것보다는, 전문적인 시설의 도움을 받으며 질 높은 면회를 통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서로를 위한 최선이 아닐까요? 이 무거운 딜레마 속에서 여러분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미래를 대비하고 계신지, 혹시 경험이 있으시다면 어떻게 죄책감을 이겨내셨는지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둘째, 고립된 치매 간병 가족들을 죽음의 문턱에서 구출해 내기 위해 국가와 지자체는 당장 어떤 실질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할까요?
지금처럼 낮 시간에만 잠깐 다녀가는 주간보호센터나 요양보호사 지원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해요. 7년을 간병한 의왕시 할머니 사건에서 보듯, 간병 가족에게 가장 절실한 건 '단 며칠이라도 끊기지 않고 푹 잘 수 있는 휴식'이에요. 간병 가족이 의무적으로 쉴 수 있도록 환자를 단기로 맡아주는 '돌봄 휴가' 제도를 대폭 확대하거나, 간병으로 인해 실직한 가족에게 간병 급여를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셋째,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한 '방문 진료(왕진)'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앞서 기사에서 치매 주치의 제도가 좋긴 하지만 방문 진료 이용률이 1.4%에 그쳤다고 했죠. 휠체어를 타거나 침대에 누워 지내는 치매 노인을 모시고 병원에 한 번 가려면 가족들은 그야말로 전쟁을 치러야 해요. 의사들이 기꺼이 집으로 찾아와 진료를 볼 수 있도록 방문 진료 수가(보상)를 대폭 인상하고, 지역 보건소와 연계한 찾아가는 의료 시스템을 의무화하려면 우리 시민들이 어떻게 목소리를 모아 압박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 보고 싶어요.
4️⃣ 요약 - 이 뉴스 핵심만 쉽게 정리하면 이겁니다
전북 김제에서 치매를 앓던 80대 아버지가 새벽에 외출을 말리는 50대 아들과 70대 아내에게 흉기를 휘둘러 끝내 아들이 사망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어요.
경기 의왕에서는 무려 7년 동안 치매 남편을 홀로 돌보던 80대 아내가, 남편의 병세 악화로 한계에 부딪혀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 실형을 선고받았어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 결과, 동네 주치의에게 꾸준히 관리를 받은 경증 치매 환자들의 요양병원 입원율이 크게 낮아지고, 약물 복용이나 이상 행동(폭언, 배회 등)도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고 해요.
시범사업의 효과는 확실하지만,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너무 부족하고, 특히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직접 찾아가는 방문 진료 이용률이 1.4%에 불과해 정부 차원의 인프라 확충과 파격적인 지원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에요.
세상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뉴스에서는 매일같이 끔찍한 사건 사고만 쏟아져 나오니 나이 들어가는 게 참 두렵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우리가 열심히 자식 키우고 앞만 보며 달려왔는데, 인생의 황혼기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 치매라는 무서운 질병과 그로 인한 가족의 붕괴라면 우리네 삶이 너무 허무하고 슬프지 않나요.
하지만 이런 비극적인 뉴스에 그저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치매 환자를 둔 가족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주변에서 한 번이라도 더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국가가 책임지고 돌봄의 무게를 나눌 수 있도록 우리 유권자들이 끊임없이 제도를 요구하고 감시해야만 해요.
오늘 당장 우리 부모님, 혹은 곁에 있는 내 배우자의 손을 한 번 더 꼭 잡아주시면서 "당신이 내 곁에 건강하게 있어 줘서, 서로 눈 맞추고 대화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고 고마워"라고 마음을 표현해 보시면 어떨까요. 오늘 하루 무탈하게 기억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기적인지 새삼 깨닫게 되니까요.
늘 강건하시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평안하고 웃음 잃지 않는 늦여름 날 보내시길 온 마음을 다해 기원합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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