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법안 개정 이후 큰 이목을 끌었던 개정 정보통신망법(일명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 시행령 개정을 거쳐 마침내 시행되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구글, 메타, X(옛 트위터) 등 국내외 주요 8개 대형 플랫폼이 법적 의무를 지는 대상 사업자로 전격 지정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IT 업계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번 개정법의 골자는 온라인 공간에서 악의적으로 가짜뉴스를 생산·유포하는 행위를 뿌리 뽑고, 이를 유통하는 플랫폼에 강력한 관리 책임을 지우는 것입니다.전부 또는 일부가 거짓인 '허위정보'와 사실처럼 오인하도록 변형한 '조작정보'를 법적으로 명시했습니다. 단순 오보나 풍자·패러디는 제외되지만, "허위임을 알면서도 타인에게 손해를 주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입증되면 명백한 불법 정보로 취급됩니다.
가짜뉴스를 배포해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을 침해할 경우, '정보 게재를 업으로 하는 자(유튜버, 전문 인플루언서, 미디어 등)'에 한해 실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손해액 입증이 어려울 때를 대비해 법원이 최대 5,000만 원 범위에서 액수를 정할 수 있는 법정손해배상 제도도 신설되었습니다.
지정된 8개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는 허위조작정보 신고 처리 체계와 자율적인 운영정책 가이드라인을 의무적으로 수립해야 하며, 조치 결과를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해야 합니다.
플랫폼 기업들은 법적 책임이나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 정부의 과징금 압박을 피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움직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논란의 소지가 있거나 신고가 들어온 게시물에 대해 깊게 따져보지 않고 "일단 내리고 보자"식의 임시조치(블라인드 처리)를 남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비판이나 의혹 제기마저 차단하는 '표현의 자유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법 조항에는 '악의적인 목적'이나 '부당한 이익 취득 의도'가 있어야 처벌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일차적으로 신고를 처리해야 하는 민간 기업이 게시자의 내면 속 '의도'까지 완벽히 간파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사법부조차 수개월, 수년의 재판을 거쳐 결론 내리는 고도의 법적 판단을 일개 IT 기업의 모니터링 팀에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보의 확산 속도가 빛보다 빠른 디지털 시대에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 가짜뉴스를 규제하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습니다.
플랫폼이 정부의 입맛에 맞는 글만 남겨두는 '사적 검열 기구'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향후 축적될 판례를 바탕으로 무엇이 허위조작정보인지에 대한 명확하고 투명한 세부 가이드라인이 끊임없이 보완되어야 합니다. 제도 시행 초기의 혼선을 최소화하고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지켜내기 위한 사회적 감시와 정교한 법 집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