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의 개인정보 유출 규모가 처음에 발표된 것보다 650만 명이나 더 늘어나서 무려 1,953만 명에 달한다고 해요. 이건 우리나라 역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중 네 번째로 큰 규모인데요. 단순 아이디나 비밀번호뿐만 아니라, 한 번 유출되면 바꾸기도 힘든 연계정보(CI)와 중복가입확인정보(DI), 그리고 환불 계좌번호까지 털려서 명의도용 같은 2차 피해 우려가 정말 심각한 상황이에요. 정부는 티빙의 실제 가입자 수보다 훨씬 많은 정보가 유출된 원인이 탈퇴 회원이나 휴면 계정을 지우지 않고 방치했기 때문인지 조사하고 있어요.
이번 사태를 보면 우리나라 기업과 정부가 개인정보를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해 왔는지 고스란히 느껴져요. 옛날에 액티브X나 온갖 보안 프로그램을 억지로 깔게 만들던 시절부터, 우리나라는 보안 사고가 나면 그 책임을 '제대로 관리 안 한 개인'에게 은근슬쩍 떠넘기곤 했잖아요. 기업들은 프로그램 깔라고 안내했으니 할 일 다 했다며 면피하고, 정작 자신들의 메인 서버는 허술하게 둔 결과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죠.
이런 일이 워낙 자주 터지다 보니 이제는 "우리 개인정보는 이미 중국이나 해외 해커들에게 헐값에 넘어가 공공재가 됐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는데요. 정말 씁쓸한 건 기업들이 이런 사회적 불감증을 믿고 배짱을 부린다는 점이에요. 유출된 숫자가 실제 이용자보다 훨씬 많다는 건, 탈퇴한 회원 정보까지 파기 안 하고 무책임하게 쌓아두고 있었다는 뜻이니까요. 유럽처럼 기업이 문을 닫을 정도로 엄청난 과징금을 물렸다면 감히 이랬을까 싶어요. 보안 시스템 고치는 비용보다 대충 벌금 내고 때우는 게 더 싸게 먹히는 기형적인 구조를 정부가 놔두니까 이런 인재가 반복되는 것 같아요. 이제라도 정부가 엄벌을 내리고, 기업들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