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이 7년 만에 종영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참 헛헛해졌어요. 허영만 화백님이 낙상 사고로 중환자실까지 이송되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프로그램의 종영보다도 선생님의 건강이 더 크게 걱정되더라고요. 오랜 시간 동안 전국의 숨은 맛집을 소개하며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었던 방송이었기에 이렇게 갑작스럽게 마침표를 찍게 된 상황이 참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비록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방송에 나온 식당의 맛이나 서비스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도 있었지만, 오랜 세월 성실하게 자리를 지켜온 거장의 뒷모습이 부상으로 얼룩진 것 같아서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이 기사를 읽으면서 예전에 저희 할머니께서 집안에서 발을 헛디뎌 크게 넘어지셨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할머니께서도 골절상으로 한동안 병원에 입원하셔야 했는데, 평소 건강하시던 분이 낙상 사고 한 번으로 갑자기 기력이 약해지시는 모습을 보며 가족들이 모두 가슴을 졸였던 적이 있어요. 어르신들에게 낙상 사고가 얼마나 치명적이고 위험한지 아주 잘 알고 있어서 그런지, 허영만 화백님의 소식이 남 일 같지 않게 다가왔고 당시 느꼈던 불안감과 걱정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만약 제가 허영만 화백님과 같은 상황을 겪었거나 혹은 그런 큰 부상을 당한 가족의 입장방이었다면 과연 어떻게 대처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돼요. 갑작스러운 사고로 평생 열정을 바쳐온 일을 당장 내려놓아야 했을 때 밀려오는 상실감을 감당할 수 있었을지, 그리고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온전히 회복에만 집중하는 결단을 내리기가 쉬웠을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아마 저였다면 당장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조급한 마음에 무리를 하다가 건강을 더 해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