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
대학교 2학년 때였어요 강의가 끝나고 캠퍼스 정문을 나서려는데 전도 부스가 양쪽으로 줄지어 서 있었어요
한쪽에선 전단지를 내밀고 다른 쪽에선 말을 걸어왔어요 처음에는 괜찮아요 라고 정중하게 거절했는데 한 분이 계속 따라오면서 어디 다니냐 집이 어디냐 를 물어봤어요
무섭다기보다 당황스럽고 불쾌했어요
그 이후로 그 정문 앞에 부스가 보이면 자동으로 다른 출구를 찾게 됐어요
피하게 된 건 종교가 아니라 그 방식
그 경험이 종교 자체를 싫어하게 만들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그 단체에 대한 인상은 확실히 나빠졌어요
나중에 친구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나도 거기서 비슷한 일 있었다고 바로 공감해줬어요
그게 개인적인 불쾌함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문제라는 걸 그때 실감했어요
한 번의 불쾌한 경험이 오랜 거부감으로 이어진다는 게 수치로 나타난 게 지금의 17%라고 봐요
반대로 좋은 기억
몇 년 뒤 우연히 지인을 따라 절에 간 적이 있어요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았어요
그냥 밥 먹으러 갔다가 차도 마시고 조용히 경내를 걸었어요
스님이 말을 걸었는데 뭐 믿어라 이런 말이 아니라 요즘 어때요 힘든 거 있어요 라고 물어봤어요
그 짧은 대화가 오히려 더 마음에 남았어요
강요가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문이 열리는 느낌이었어요
경험이 쌓여서 태도가 되고 태도가 쌓여서 문화가 돼요
지금 젊은 세대의 종교 거부감은 어느 한 사람의 극단적인 행동 때문이 아니에요
전단지 수백 번 거절한 기억 할 말 있다고 붙잡힌 기억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읽은 피해 사례들이 쌓이고 쌓여서 하나의 집단적인 태도가 된 거예요
이걸 개인의 신앙심 부족으로 돌리는 건 현실을 외면하는 거예요
그 경험들이 지금의 17%
가끔 종교계 관계자들이 젊은이들이 정신적으로 나약해서 종교를 외면한다는 식의 말을 하는 걸 보면 안타까워요
오히려 정보를 스스로 찾고 판단하는 능력이 높아진 세대이기 때문에 진심과 조작을 더 잘 구별해요
진심이 느껴지는 곳에는 알아서 찾아가요
불교박람회 2030 참가자 73%가 그 증거예요 문제는 믿음이 아니라 그 믿음을 전달하는 사람들의 방식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