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처음엔 좀 낯설었어요
위스테이별내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드는 생각은 뭔가 이상적인 걸 억지로 만들어놓은 거 아닐까 하는 의심이었어요
협동조합 공동육아 마을공동체 이런 단어들이 붙으면 왠지 현실과 거리가 있는 이상향처럼 들리거든요
그런데 주민 조사 수치들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71%가 급할 때 아이 맡길 이웃이 있다고 답한 건 설문을 위한 수치가 아니라 실제 생활이 그렇다는 거잖아요
서울에서 5년째 혼자 사는 입장에서 드는 부러움
개인적으로 서울에서 혼자 생활하다 보면 아픈 날이 제일 무섭거든요 약 하나 사러 나가기도 힘든데 누구한테 부탁할 사람도 딱히 없고 가족은 멀리 있고 그냥 버티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 종종 있어요
위스테이별내처럼 공동체 기반의 주거가 있다면 그 공백이 조금은 채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거창한 복지 얘기가 아니라 그냥 옆에 사람이 있다는 안심감의 문제예요
공동체에도 비용이 든다는 걸 간과하면 안 돼요
물론 공동체가 좋기만 한 건 아니에요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갈등도 생기고 의무감도 생기고 때론 피곤해지기도 하죠 아이를 맡기면 나도 맡아줘야 하는 상호 의존의 구조가 항상 편하지만은 않을 수 있어요
그래서 이런 공동체를 유지하려면 갈등 조정 시스템도 필요하고 참여 수준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도 있어야 해요
억지로 참여하게 만드는 공동체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까요
결국 사람은 사람 사이에서 살게 되어 있어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건 그냥 교과서 문장이 아니에요 실제로 사람은 관계가 없으면 외로워지고 그 외로움이 쌓이면 건강도 나빠지고 삶의 의욕도 떨어져요
영국이 2018년에 외로움 담당 장관을 만들었다는 게 그냥 웃긴 얘기가 아니에요
현대인의 외로움이 공중보건 문제로까지 번진다는 인식이 생긴 거거든요
위스테이별내가 만들어가는 관계망은 그 해법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원하는 건 더 넓은 집이 아니라 덜 외로운 집일지도
부동산 얘기 나오면 항상 평수 학군 역세권 이런 단어들이 따라오는데 정작 집에서의 삶이 외롭지 않은가 안전한가 급할 때 도움받을 수 있는가 같은 질문은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위스테이별내를 보면서 좋은 집의 기준이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평수보다 이웃을 먼저 고르는 시대가 오면 어떨까요
그게 말도 안 되는 얘기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가 위스테이별내가 이미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