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채를 다시 잡은 날
중학교 시절 탁구부에 잠깐 몸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탁구가 그냥 학교 동아리 활동 중 하나였고 졸업 후에는 거의 잊고 지냈죠
그러다 몇 년 전 회사 동료들과 점심시간에 탁구장에 간 적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라켓을 잡았을 때 그 감각이 의외로 낯설지 않았습니다
몸이 기억하고 있다는 표현이 딱 맞는 느낌이었어요 물론 실력은 예전만 못했지만 탁구공이 라켓에 맞는 그 경쾌한 소리와 상대방과 주고받는 리듬이 주는 즐거움은 여전했습니다
그 경험을 떠올리면서 위엣 위 와씨가 85년 만에 다시 라켓을 잡았을 때 어떤 감정이었을지 조금은 상상이 됩니다
물론 85년과 몇 년의 공백은 비교 자체가 안 되지만 오래 잊고 지냈던 것을 다시 시작하는 설렘과 어색함이 공존하는 그 순간의 감각만큼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주변에서 늦게 시작한 사람들이 가장 오래 즐기더라
개인적으로 주변을 보면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온 사람보다 중년 이후에 새로 시작한 사람들이 훨씬 오래 그리고 즐겁게 운동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한 사람들은 어느 순간 의무감이 생기거나 성적에 대한 압박이 남아있는 반면 늦게 시작한 사람들은 순전히 즐거움 때문에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위엣 위 와씨도 손주와 함께 치고 싶다는 순수한 즐거움에서 다시 시작했고 그 즐거움이 그녀를 세계대회까지 데려간 것 아닐까요
운동은 목표보다 동기가 더 중요하다는 걸 이 이야기가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국제 대회에서 느낀 스포츠의 언어
해외여행 중 우연히 현지 스포츠 행사를 관람한 적이 있는데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아도 경기를 보는 동안 옆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감탄사를 나누고 박수를 치게 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스포츠는 정말로 언어 없이도 통하는 무언가가 있더라고요 위엣 위 와씨가 여러 나라의 탁구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 것도 그 맥락에서 이해가 됩니다
102세의 할머니가 일본 선수 브라질 선수와 탁구를 치며 교감하는 그 장면은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가장 아름다운 연결의 순간일 것입니다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해주는 이야기
솔직히 나이 드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체력이 줄고 기억이 흐려지는 과정이 불안하게 느껴질 때가 있죠 그런데 위엣 위 와씨 같은 분의 이야기를 보면 그 두려움이 조금 부드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102세에도 설렘을 느끼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2년 후 목표를 세운다면 나이 듦이 곧 삶의 축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는 셈이니까요
나이 드는 것이 아니라 설레는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 진짜 문제라는 생각이 이 이야기를 통해 더 선명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