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물가가 비싸다더니 정말 별일이 다 있네요. 서울 동대문구의 한 텃밭에서 시민들이 정성껏 키운 상추와 깨 모종을 누군가 통째로 훔쳐 가는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두 달 동안 물을 주며 애지중지 키운 수십 포기의 상추가 뿌리째 뽑혀 나간 걸 본 피해자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싶으면서도,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강력계 형사들이 출동했다는 대목에서는 참 묘한 기분이 듭니다.
기사를 보니 피해 신고가 속출하자 동대문경찰서 강력계 형사들이 범인을 잡기 위해 현장에 나섰다고 해요. 사실 상추 몇 포기, 깻잎 몇 장이라고 하면 가볍게 보일 수도 있지만, 남의 물건을 훔친 엄연한 절도죄인 건 맞죠. 하지만 살인이나 강도 같은 흉악 범죄를 다뤄야 할 강력계 베테랑 형사들이 상추 도둑을 잡으러 텃밭을 누벼야 하는 상황이 과연 맞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정말 중요한 강력 사건에 집중해야 할 공권력이 이런 소모적인 민생 절도에까지 대규모로 동원되는 현실이 참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이렇게 상추 서리가 기승을 부리는 배경에는 치솟은 식탁 물가와 팍팍해진 살림살이가 있다는 분석도 있어서 씁쓸함이 더합니다. 장보기가 겁나서 남의 텃밭에 손을 대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900개가 넘는 텃밭을 운영하면서 CCTV 한두 대에 의존하며 방치한 구청의 관리 소홀도 한몫한 것 같아요. 예산 탓만 하며 뒤늦게 현수막을 걸고 경찰에 순찰 강화만 요청할 게 아니라, 진작에 기본적인 방범 시설을 갖췄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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