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변 텃밭에서 벌어진 일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마음이 복잡했어요 40대 여성 A씨가 2년을 기다려 겨우 배정받은 약 4.5m2짜리 작은 땅 거기서 두 달 가까이 이틀에 한 번씩 꼬박꼬박 물을 주며 키운 상추 30포기 그게 누군가의 손에 한순간에 뿌리째 뽑혀 나갔다는 이야기는 단순한 절도 사건이 아니에요 텃밭을 가꿔본 사람이라면 알 거예요 흙 속에서 뭔가가 자라나는 걸 매일 확인하는 그 작은 기쁨이 얼마나 소중한지 수확하기 바로 전날 밭에 가서 푸릇하게 자란 상추를 보며 내일 뭐 싸 먹을지 상상하는 그 순간이요 근데 그게 도둑의 마트 재고가 되어버렸다는 말에 마음이 쿵 내려앉았어요 한 달 새 동대문구청에 들어온 절도 관련 민원이 5~10건이나 됐다고 하니 한두 명의 일탈이 아니라 패턴이 생긴 거예요 범인 한 명 잡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게 더 씁쓸한 부분이에요 상추 한 포기가 마트에서 1500원을 훌쩍 넘는 시대가 된 것도 사실이니까요 실제로 생산자물가 통계를 보면 상추는 전년 동기 대비 22.2%나 올라 식품 중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어요 이게 단순한 도덕 불감증인지 생활고인지는 잡아봐야 알겠지만 무너진 건 밭뿐만이 아니라 공동체의 신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추 하나 뽑는 사람도 누군가의 이웃이고 누군가의 가족이잖아요 그 생각이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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