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과정에서 최 양이 했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아요
엄마와 학원 원장 두 명을 살해하는 데 관여하고서도 선생님은 죄가 없다고 했거든요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처음엔 이해가 안 됐어요
근데 권일용 프로파일러가 분석한 내용을 보고 나서야 조금 이해가 됐어요
그루밍은 상대방의 심리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찾아서 거기에 맞춰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시작된다고 해요
서울대를 가고 싶다는 간절함 그리고 엄마와의 갈등으로 인한 외로움이 바로 그 취약점이었던 거죠
그 취약점을 파고든 부원장은 점점 절대적인 신뢰의 대상이 돼버린 거예요
그루밍이 진행될수록 피해자는 가해자의 시선으로만 세상을 보게 돼요
엄마의 반대가 딸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방해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거죠
그 왜곡이 결국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진 거예요
그루밍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자신이 지배당하고 있다는 걸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보호받고 있다고 믿는 거예요
미성년 성폭력 피해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절반 가까이가 그루밍에 해당했다는 연구도 있어요
그루밍 피해 연령은 14세에서 16세가 가장 많았다고 하고요
이 사건의 최 양도 그 나이대였을 거예요
정신적으로 가장 예민하고 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를 노린 거예요
그루밍은 성범죄뿐 아니라 이렇게 살인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걸 이번 사건이 보여줬어요
제도적인 대응과 교육이 더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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