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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월 400만 원의 고액 학원에 다니던 10대 딸 최 양(가명)은 이를 반대하는 어머니와 갈등을 빚었습니다. 그러던 중 최 양은 "엄마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고, 어머니는 질식사로 사망한 채 발견되었습니다.
사건개요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위장하려 했으나, 형사들이 세탁된 침대 시트에서 결정적 혈흔을 찾아내면서 최 양이 범인으로 밝혀졌습니다.
배후의 학원 강사 (그루밍 범죄)
조사 결과, 최 양은 학원 부원장 장 씨(가명)에게 완전히 가스라이팅(그루밍) 당한 상태였습니다. 어머니가 학원을 그만두게 하자 가출하여 장 씨와 함께 숙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최 양은 어머니가 사망한 후 아버지에게 "집을 팔아 2억 원을 만들어 선생님(장 씨)에게 갖다 줘야 한다"고 말해 충격을 주었습니다.
또 다른 살인과 결말
7개월 후, 장 씨는 학원 원장을 살해했고 최 양은 이를 도왔습니다. 장 씨는 원장이 최 양 어머니 살해 사건에 자신이 관여했는지 의심하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최 양은 끝까지 "선생님은 죄가 없다"며 두둔했으나, 재판 결과 장 씨와 최 양 모두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이에 대해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를 이용해 절대적인 신뢰를 얻는 그루밍 및 가스라이팅 범죄의 전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대라는 이름의 신기루가 삼켜버린 어느 가족의 비극
최근 방송된 용감한 형사들 5의 내용은 단순한 범죄 사건을 넘어 우리 사회가 가진 가장 어두운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서울대학교 진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고등학교까지 자퇴하며 달려가던 10대 소녀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심지어 자신을 조종하던 학원 강사에게 거액의 돈을 바치려 했다는 사실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 비극적인 사건의 전말을 정리하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자 한다.
사건은 어느 날 119로 걸려 온 한 통의 신고 전화에서 시작되었다. 엄마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큰딸 최 양의 목소리는 평범한 가정의 비극적인 사고처럼 들렸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마주한 광경은 무언가 부자연스러웠다. 40대 중반의 여성이 침대에 엎드린 채 숨져 있었고, 겉으로는 어떠한 외상도 없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단서는 매트리스에 있었다. 어두운 색의 꽃무늬 매트리스 위, 피해자의 입이 닿았던 부분에 동그랗게 피가 흘러나온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코와 입이 막혀 발생한 질식사였다. 안방에서 발견된 수면제는 자살이나 사고사를 위장하기 위한 장치였을 뿐이었다. 경찰은 사라진 침대 시트에 주목했다. 최 양이 세탁해버린 시트를 국과수에 감정한 결과, 매트리스와 동일한 위치에서 피해자의 DNA가 포함된 혈흔이 검출되었다. 현장을 신고했던 큰딸 최 양이 바로 어머니를 살해한 진범이었던 것이다.
그루밍과 가스라이팅이라는 보이지 않는 감옥
최 양은 왜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까. 그 뒤에는 학원 부원장 장 씨라는 인물이 있었다. 최 양은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월 400만 원에 달하는 고액 학원에 다니고 있었고, 어머니는 이 과도한 학업 방식과 비용에 반대하며 딸과 끊임없이 갈등해 왔다. 장 씨는 이 틈을 파고들었다. 최 양에게 심리적으로 접근해 그녀를 지원하는 척하며 서서히 자신의 뜻대로 조종하는 그루밍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최 양은 어머니를 살해한 직후에도 죄책감을 느끼기보다 장 씨를 챙기기에 바빴다. 아버지에게 집을 팔아 2억 원을 만들어 선생님에게 드려야 한다고 요구한 대목은 그녀가 얼마나 심각하게 가스라이팅 당했는지를 보여준다. 장 씨는 최 양을 자신의 도구로 삼아 돈을 뜯어냈고, 심지어 자신을 의심하던 학원 원장을 살해하는 데에도 최 양을 가담시켰다. 두 사람은 결국 각각 징역 20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우리는 누구나 약해지는 순간이 있다. 특히 미래가 불투명한 청소년기나 큰 실패를 겪었을 때, 누군가 따뜻한 손길을 내밀면 그것이 독이 든 성배인지도 모른 채 덥석 잡게 된다. 최 양에게 장 씨는 단순한 선생님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이루어줄 유일한 구원자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릇된 신념이 한 인간의 영혼을 얼마나 처참하게 파괴할 수 있는지, 이 사건은 우리에게 뼈아픈 교훈을 남긴다.
최 양이 어머니를 살해한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돈과 학업이었다. 월 400만 원이라는 수강료, 그리고 2억 원이라는 큰돈이 오가는 과정에서 생명의 존엄성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장 씨는 아이의 미래를 담보로 부모를 협박했고, 아이는 자신의 앞길을 막는 부모를 원수로 여겼다.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사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건의 가해자들은 처벌받았지만, 무너진 가정은 회복될 수 없다. 장 씨의 지시에 따라 아버지를 모욕하는 가짜 뉴스를 퍼뜨렸던 아이들과 동생의 모습은 가스라이팅의 전염성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준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다. 우리가 오직 일등만을 강요하고 성공의 가치를 돈으로만 환산할 때, 아이들은 그 비뚤어진 가치관을 그대로 흡수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서울대 합격증이나 고액의 과외 수업이 아니다.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든든한 울타리, 그리고 힘들 때 언제든 기대어 쉴 수 있는 부모의 따뜻한 품이다. 최 양의 어머니는 딸을 사랑했지만, 그 소통의 방식이 어긋나면서 비극을 막지 못했다. 대화가 단절된 곳에 악마가 깃든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평소 아이들과 얼마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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