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회_장례식에 수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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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회_장례식에 수천만원?

오늘 가져온 주제는 조금 묵직할 수도 있다. 바로 장례 문화에 대한 이야기다. 최근에 올라온 뉴스를 보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3일장의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1일장이나 무빈소 장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https://youtu.be/_nL0Gana5Ik?si=u8hiQGb-C0frXIWx

 

크랩 유튜브 영상

3일장은 옛말이라는 요즘 장례식 근황

 

 

72시간의 의무인가 진심의 시간인가

예전부터 우리나라는 3일장이 기본이었다. 돌아가신 날부터 3일 동안 빈소를 지키며 손님을 맞이하는 것이 고인에 대한 마지막 예우라고 배웠다. 그런데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기사를 보니 무빈소 장례 비중이 20퍼센트를 넘었다고 한다. 다섯 명 중 한 명은 빈소를 차리지 않는 것이다. 왜 그럴까. 단순히 돈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가 너무 차가워진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형식보다 본질에 집중하기 시작한 신호라고 본다.

외할아버지 장례식 때의 기억이다. 그때는 정말 축제 같았다. 어린 마음에 그렇게 보였다는 뜻이다. 3일 내내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밤새 고스톱 소리가 들리고 주방에서는 육개장 냄새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상주였던 우리 가족들은 어땠을까. 3일 내내 손님들 맞이하고 절하느라 다리가 퉁퉁 부으셨다. 손님들이 오면 어이구 오셨습니까 하며 술잔을 채워드리기 바빴다. 장례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어른들이 말씀하셨다. 얘야 나는 정작 네 할아버지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볼 시간도 없었구나. 손님들 대접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할아버지가 정말 좋아하시던 노래 한 곡 못 틀어드린 게 한이 된다는 말씀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3일이라는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고인을 기리는 시간이 아니라 산 사람들의 사교를 뒷바라지하는 시간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만약 그때 1일장이나 가족장이었다면 아버지는 할아버지 손을 한 번 더 잡고 조용히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스마트한 선택인가 현실적인 배려인가

요즘 물가는 정말 무섭다. 장례 비용도 마찬가지다. 빈소 대여료와 음식값 그리고 상조 서비스 비용을 모두 합치면 수천만 원이 깨지곤 한다. 기사에서도 나오지만 예전에는 품앗이 문화가 있어서 조의금으로 장례 비용이 어느 정도 충당됐다. 하지만 지금은 가족 중심 사회이고 인간관계도 좁고 깊어지는 추세다. 굳이 얼굴도 잘 모르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 수천만 원의 빚을 지는 게 과연 고인이 바라는 일일까 고민해봐야 한다.

 

1일장이 슬픈 장례식이 아닌 이유

기사 제목에서 묻고 있다. 1일장은 슬픈 장례식인가 스마트 장례식인가. 나는 단호하게 대답할 수 있다. 가장 진정성 있는 작별의 시간이라고 말이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고 모임이 제한되면서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 굳이 조문을 가야만 마음이 전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요즘은 메신저로 마음을 전하는 게 무례가 아니라 배려가 된 세상이다.

 

나도 가끔 나의 시간이 다가온다면 우리 가족들이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생각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 장례식이 북카페 같았으면 좋겠다. 3일 동안 사람들이 억지로 울어주는 것 말고 딱 하루만 내가 쓴 글들을 전시해놓고 내가 좋아하던 노래들을 틀어두는 것이다. 아 이 친구 참 재밌게 살다 갔네 하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는 그런 1일장 말이다. 화려한 수의나 비싼 관은 필요 없다. 그 비용으로 우리 아이들이 여행이라도 한 번 더 갈 수 있다면 그게 더 기쁠 것 같다. 장례의 주인공은 결국 고인과 유가족이지 구경하러 온 조문객이 아니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현장과 바뀌는 인식

실제로 장례식장 풍경도 많이 바뀌었다. 대형 빈소보다는 작은 빈소를 여러 개 만드는 추세고 상조 서비스도 이제 맞춤형이 대세다. 가족 중심 프로그램으로 고인의 생전 영상을 상영하거나 가족들이 돌아가며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고인의 유품이나 사진을 활용한 작은 전시회를 열거나 온라인 추모관을 통해 멀리 있는 사람들과 슬픔을 나누기도 한다. 이런 변화들은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억지로 격식을 갖추느라 진심을 놓치는 것보다 간소하더라도 온 마음을 다해 작별하는 것이 2026년식 추모 방식이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무겁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 모두 이별을 마주하게 된다. 그때 당황하지 않고 고인의 뜻을 잘 받들려면 지금부터 조금씩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중요하다. 부모님과 대화하며 어떤 음악을 좋아하시는지 혹은 어떤 꽃이 제일 예쁜지 같은 사소한 질문부터 시작해보자. 나만의 엔딩 노트를 써보는 것도 좋다. 내가 떠날 때 가족들이 덜 힘들도록 내가 원하는 장례 방식을 미리 기록해두는 것이다. 무엇보다 형식에 얽매이지 말자.

 

장례 문화가 바뀌는 것도 결국 우리 사회가 보여주기식에서 나 자신의 삶으로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서로의 선택을 존중할 때 죽음은 더 이상 공포가 아니라 삶의 아름다운 마침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은 사랑의 문제다

3일장이든 1일장이든 사실 형식은 중요하지 않는다. 핵심은 얼마나 깊이 사랑하고 얼마나 정성껏 보내주는가이다. 돈이 없어서 1일장을 선택한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고 전통을 지키고 싶어 3일장을 고집하는 걸 구태의연하다고 비난할 필요도 없다. 다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건 영혼 없는 형식주의뿐이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무빈소 장례가 늘어나는 현상은 우리가 드디어 추모의 본질에 다가가고 있다는 반가운 신호라고 생각한다. 복잡한 절차 대신 고인의 목소리를 한 번 더 기억하고 슬픔을 억누르기보다 충분히 나누는 시간이다. 그게 바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장례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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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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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스무리
    형식은 중요하지 않죠 허울뿐인 추모보다는 무빈소가 나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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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굽는사람
    장례 문화는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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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ney Love#xVEP
    장례식장에서 굳이 음식 비용까지 낼 필요가 있을까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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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엄마다
    장례문화도 이제 슬슬 바뀌어가겠어요
    시대가 변화면서 같이 바뀌어가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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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셔플러
    간소화로 비용을 줄이고 효율적이어도 괜찮은 거 같아요. 중요한 건 기리는 마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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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진#hjzL
    저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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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형사
    떠들썩한 잔치 같은 장례 대신, 오로지 고인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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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ul0115
    장례식 비용이 정말 비싸더라구요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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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보균#qpzj
    좀 바껴야할때가 된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