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는데 마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한국 농촌에 일손이 부족해서 외국인 계절노동자를 데려오는 건 이제 없어서는 안 될 현실이 됐는데, 정작 그 일을 하러 온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고 일하는지 제대로 살펴보지 않는다면 너무 모순적인 것 같아요. 농번기에는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하면서 막상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라니 안타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글을 쓴 라오스 계절노동자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큰돈을 마련해서 한국에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계약서와 다른 일터에 배정되고, 화장실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숙소에서 생활해야 했다는 부분부터 너무 심각하게 느껴졌습니다. 이후에는 폭행을 당하고, 또 다른 농장에서는 장시간 노동과 폭언, 신체적인 위협까지 겪었다고 하니 도대체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했을지 답답합니다.
특히 여러 차례 사업장을 옮겨달라고 요청했는데도 관련 업체가 책임을 회피하고 행정적인 조치도 늦었다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걸렸습니다. 폭행이나 임금 문제, 심각한 노동환경처럼 명백하게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사업장을 바꿀 수 있는 길이 당연히 열려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복잡한 절차 때문에 피해를 입은 노동자가 오히려 일자리를 잃고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제도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묻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분들이 한국에 오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더 씁쓸합니다. 가족을 위해 돈을 벌고 더 나은 삶을 만들려고 먼 나라까지 와서 일하는 사람들이잖아요. 농촌의 인력 부족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 그만큼 정당한 임금과 안전한 숙소, 휴식시간,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도 보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할 때는 '농촌의 일손'이라고 부르고, 문제가 생기면 서로 책임을 미루는 식이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사람이 부족해서 데려온 노동자라면 부족한 일손을 채우는 도구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 대해야죠.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권리까지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농촌을 살리기 위해 외국인 계절노동자가 필요하다는 현실을 인정한다면 이제는 숫자를 늘리는 것만큼 이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힘든 농번기를 함께 버텨준 사람들이 일을 마치고 무사히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정말 기본적인 제도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