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와 데일리한국이 보도한 ‘현직 언론인 경남도의원 당선’ 논란은 그래서 가볍지 않다. 핵심은 단순하다. 지방선거 출마 과정에서 언론인에게 적용되는 사퇴 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그리고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자 자격을 제대로 확인했는지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13일 논평을 통해 더욱 뼈아픈 대목을 꺼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예비후보 가운데 언론사 발행인이라는 이유로 법에서 정한 사퇴 기한을 맞추지 못해 출마를 포기한 사례가 두 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질문은 피할 수 없다.
법과 규정을 지킨 사람만 바보가 된 것인가.
누군가는 사퇴 기한을 넘겼다는 이유로 선거 출마라는 정치적 기회를 포기했다. 그런데 다른 한쪽에서는 현직 언론인 신분 문제가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채 후보 등록과 당선에 이르렀다면 이것을 단순한 행정 착오라고 설명할 수 있겠는가.
선관위는 선거가 끝난 뒤 결과만 집계하는 기관이 아니다. 후보 등록부터 선거운동, 개표와 당선인 결정까지 법과 원칙에 따라 선거가 진행되도록 관리하는 기관이다.
그런 기관에서 기본적인 후보자 자격 검증 문제가 불거졌다면 “몰랐다”거나 “확인하지 못했다”는 말은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왜 몰랐는지를 밝혀야 한다.
후보자가 관련 사실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것인지, 선관위가 제출된 자료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것인지, 관련 기관과의 확인 시스템 자체가 없었던 것인지 하나하나 따져야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형평성이다.
같은 선거법 아래 누구는 출마를 포기하고 누구는 후보 등록을 거쳐 당선까지 가능했다면 선거 행정의 신뢰는 뿌리부터 흔들린다.
민주당 경남도당 이용구 대변인은 “후보자 신분에서 걸러내지 못했다면 당선 후라도 사실이 드러나면 조치를 취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며 선관위가 즉각 조치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직무유기’ 해당 여부는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선관위가 이번 사안을 신속하고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특히 선관위는 이번 한 건만 들여다보고 끝내서는 안 된다.
언론사 발행인 등 법률상 사퇴 의무가 문제 될 수 있는 후보자들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제대로 검증됐는지 전수점검할 필요가 있다. 같은 문제가 다른 선거구에서 발생하지 않았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그리고 사실관계 확인 결과 법 위반이나 후보 등록·당선 효력과 관련한 문제가 있다면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반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그 법적 근거를 명확하게 공개하면 된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법대로 하면 된다.
선관위가 침묵하거나 시간을 끌수록 의혹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커진다. 선거관리기관에 필요한 것은 정치적 계산도, 눈치 보기도 아니다. 사실 확인과 법 적용이다.
이번 사안을 어물쩍 넘긴다면 다음 선거에서 후보자에게 “법과 규정을 지키라”고 요구할 명분부터 흔들릴 수 있다.
법을 지켜 출마를 포기한 사람이 있고, 법을 지켰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된 사람이 당선됐다면 선관위가 답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같은 법이 적용됐는가.
그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한다면 이번 논란의 당사자는 특정 도의원 한 명으로 끝나지 않는다.
선거를 관리하고 검증해야 할 선관위 자체가 검증대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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