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신천지와 연결시키는 내용이라면 더욱 신중했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이름과 얼굴이 등장하는 자료는 온라인에서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고, 한 번 퍼진 허위 정보는 나중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져도 이미 많은 사람의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잘못 전달됐다”거나 “출처를 그대로 소개했을 뿐”이라는 해명만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어떤 경위로 원본과 다른 사진을 만들었고, 그것이 어떤 맥락으로 유통됐는지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런 일이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시기에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후보는 사진에서 사라지고 대통령과 신천지라는 자극적인 조합만 남았다면, 그 자체로 정치적 효과를 노렸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적 경쟁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순간 정상적인 정치 경쟁의 선을 넘어선 것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 편이면 괜찮고 상대편이면 문제’라는 식의 태도입니다. 만약 반대 진영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특정 정치인의 사진을 잘라내 전혀 다른 관계인 것처럼 만들어 퍼뜨렸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해명으로 넘어갈 수 있었을까요. 아마 누구보다 강하게 조작과 선동을 비판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신들의 진영에서 발생한 문제에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불리한 부분은 잘라내고 유리한 장면만 남겨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방식은 민주주의의 건강한 공론장을 망가뜨립니다. 특히 대통령을 둘러싼 허위 정보라면 그 파급력은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일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얼버무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날조된 사진을 만든 사람, 이를 검증 없이 확산한 사람, 그 과정에서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 한 사람이 있다면 각각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분명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정치적 목적이 무엇이었든 사실을 조작해 국민을 오해하게 만드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정치가 아무리 치열해도 지켜야 할 선은 있습니다. 상대방을 비판할 때는 증거로 싸워야지 조작된 사진으로 여론을 속여서는 안 됩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과 온라인 방송 모두 ‘일단 퍼뜨리고 나중에 해명하면 된다’는 식의 무책임한 정치 선동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